8. 글을 쓸 때 우선해야
할 것이 있다.

외롭게 느껴지거든

by 도담 박용운


산문에는 일정하게 보이지 않는 형식이 있다. 이 형식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중에서 나의 글쓰기와 맞는 형식을 골라잡는 일이다. 나와 정서적으로 맞는 형식을 골랐으면 그 형식에 맞도록 글을 쓴다. 특히나 시에 있어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외워두어 그 시의 형식에 맞도록 시를 써보는 일이다. 이때 주의할 것이 있다. 그 시와 똑같이 쓰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시의 첫 단어와 문장이 어떻게 써졌는가를 익히는 훈련이다. 그리고 끝 문장은 어떻게 마무리 지었는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장편이나 단편의 산문을 쓰려거든 그에 알맞은 형식의 문장들을 많이 읽어라. 만약 시를 쓰려거든 짧은 시부터 처음에는 3행시로 시작하면 어떨까? 그래서 열 편쯤 써보자. 시간은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 소재는 주위에 가장 가까운 사물들로 써보자. 커피, 잔이라든지, 책상이라든지, 꽃이라든지 말이다. 눈에 바라다보이는 모든 사물에 집중하자. 거리의 간판, 신호등, 건물의 모양,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들 단 하나라도 놓쳐서는 안 된다. 이런 훈련을 통해서 글을 쓰게 되면 종래에는 그 형식에 맞는 시를 자연스럽게 쓰게 된다.

읽는 이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책임은 바로 나에게 있다. 글쓰기에서 조심해야 하는 것은 부정사다. 이 부정사는 단어를 확실하게 하지 못한다. “푸른 옷을 입은 여자일지도 몰라” 하는 말에서 “푸른 옷을 입은 여자가 맞다.” 말을 비교해보면 어떤 말이 더 선명한가를 눈여겨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즉, 합리적이거나 논리적이면 시가 아니다.


글쓰기 싫거든, 쓰고 싶을 때까지 멈춰라. 억지로는 좋은 글이 나오지 않는다. 글쓰기의 소재가 없을 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 써보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므로 막히지 않을 것이다. 어디서 누구와 어디서 어느 계절에 무엇을 먹었는가. 상상해보자. 그 느낌이 어땠는가를 찾아보자. 멋있는 한편의 글이 될 것이다. 외롭게 느껴지거든, 외롭다는 것은 누군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는 것은 소통하고자 하는 의욕이 만들어졌다는 표시이다. 이런 충격을 겪고 나면 홀가분하게 글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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