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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 박용운 Mar 04. 2022

1. 봄 비

살아있는 모든 것이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가

치적 치적 내리는 봄비에 놀라

기지개를 켠다


졸졸졸

살랑살랑

꿈틀꿈틀


살아있는 모든 것이

봄비 따라 숨통을 열고

하품을 하며

깊은 잠에서 깨어난다


한 겨울 참았던 회한의

눈물이 봄비에 섞여

파릇한 새싹을 키워낸다


봄비가 그친 들판 저 끝

철길 따라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끝이 없는 길을 걷고 싶어진다


포근하게 느껴지는

따사로운 햇살을

시샘하는 바람이 분다

코끝이 시리다


살아온 날들 속

묻어버린 아픔을 꺼내어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소중한 기억으로 살아가고 싶다


손발이 저려온다

핏줄이 뒤엉킨다

정신이 혼미하다

분명히 살아있음을 느낀다


베트남 하노이북부 본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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