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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 박용운 Mar 04. 2022

5. 봄비가내리던날(3)

왠지모르게

   

왠지모르게 까닭없이 울적한 날엔 

텅빈 텃밭만 바라봐도 눈시울이 붉어지고

메마른 수숫대마저 내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고독으로 인한 슬픔이 비가되어 내리던 날엔

은행나무 빈가지에 내려앉아 조잘대는 

참새소리마저 눈물이 되고 맙니다  

   

그렇게 까닭없이 울고싶던 날엔

봄비는 겨울을 토해내 듯 가슴을 헤집고

퇴색한 세월의 그림자를 촉촉하게 적셔줍니다    

 

아무런 이유없이 울고싶은 날엔

사람의 향기가 몹시 그리워 울고  

창넓은 창가에서 봄비가 그리워 웁니다

  

바람에 이는 텅빈 가지도 슬퍼하는 날엔

둥지를 넘나드는 텃새도 마냥 슬퍼보이니

향기 가득한 사람을 만나고 싶은 난 더욱 슬퍼집니다 

     

몹시도 그리운 그 사람을 만나고 싶은 날엔

봄비로 얼어있던 대지를 흔들어 깨우며

나뭇가지에 살포시 입맞춤하는 계절이 왔습니다

     

구름뒤에 숨어있는 그리운 얼굴을 찾아내어

따끈한 한잔의 커피를 마시며 피어날 꽃잎들의

서러움이라도 토해 내 듯 비가 내립니다   

  

봄비가 내리던 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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