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신 A는 말했다.
신 따위 그만두기로 했어.
왜?
신 B가 물었다.
신 해봤자 좋은 게 없으니까.
뭐가 안 좋아. 다들 널 얼마나 좋아하는데.
신 A가 손사래를 쳤다.
아냐. 그건 좋아하는 게 아냐.
좋아하는 게 아니면 뭔데?
좋아한다고 믿는 거지.
믿음은 네가 제일 좋아하는 거 아냐?
아니. 난 믿음 따위 좋아한다고 말 한적 없어.
그래? 믿음, 소망, 사랑. 이거 아녔어?
음, 맞긴 한데. 내가 말 한 믿음은 그런 게 아냐. 신뢰에 가까운 믿음이지.
음, 잘 모르겠는걸.
내가 말 한 믿음은 신뢰인데, 녀석들은 숭배에 가까운 믿음이야.
신을 숭배하는 게 뭐가 나빠?
나빠. 아니, 숭배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너무 맹목적이라 싫어.
어리광 부리지 마.
그런 게 아냐. 어쩔 땐 너무 맹목적이라 내가 아닌 나에 대한 믿음 그 자체를 숭배하는 거 같아.
음, 아직 잘 모르겠는데.
믿음의 대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싸우잖아.
음, 그건 그래.
그렇지? 너도 널 믿는 사람들과 날 믿는 사람들이 서로 싸우는 걸 질리도록 봤잖아.
그래. 그건 나도 싫더라.
그렇지? 결국 우리 때문에 싸우는 거잖아. 그런 거 더 보기 싫어.
그래서 신 그만두게?
어. 싸움만 일으키는 이런 신 따위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
그럼 뭐가 되고 싶은데?
너나 할 거 없이 모두가 좋아하는 거.
그런 게 있을까?
그래서 좀 생각해 봤는데…….
뭔데?
아기의 웃음소리.
응? 뭐?
아기의 웃음소리 말이야. 그게 되고 싶다고.
아기의 웃음소리?
그래. 아기의 웃음소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잖아.
음, 그렇지. 아기의 웃음소리는 다들 좋아하지.
그렇지? 난 모두가 좋아하는 대상이 되고 싶다고. 그런 게 진정한 신 아니겠어?
일리 있네.
그렇지? 그래서 난 오늘부로 아기의 웃음소리가 되기로 결심했어.
멋지다.
너도 신 따윈 그만두고 다른 걸 찾아봐.
그래야겠다. 뭐가 좋을까? 추천 좀 해줘.
음, 내가 아기의 웃음소리랑 끝까지 고민한 게 있긴 한데.
뭔데?
세상의 모든 엄마들.
오- 좋은걸?
그렇지? 나랑 잘 어울리기도 하고.
그래. 괜찮네. 그거로 해야겠다.
좋아. 그럼 오늘부터 신은 아기의 웃음소리랑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다.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