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입에선 화장실 냄새가 나.
헤어진 여자 친구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었다.
그 길로 치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다. 의사가 사진을 확인하는 동안 대기실에서 잠깐 기다리다가 진료실로 들어갔다.
의사가 책상 앞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사진을 보고 있었다.
- 음, 심각하군요.
의사는 내쪽으로 사진을 돌리며 말했다.
- 자, 여길 보십시오. 여기 아래쪽 어금니가 보이시죠. 오른쪽, 왼쪽.
보였다.
- 잘 보시면, 여기, 어금니가 좌변기 모양을 띈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렇죠?
정말 그랬다.
- 자, 이렇게 선생님처럼 좌변기 모양을 한 어금니를 좌변기 치아라고 하는데요. 전 세계 인구에 일 퍼센트밖에 나타나지 않는 아주 희귀한 증상입니다.
이건 이빨요정들이 다른 사람들의 치아를 관리하다가 여기에서 와서 급한 볼 일도 보고 하는 그런 역할인데요.
이 말은 즉, 이빨요정들이 선생님을 공중화장실로 점찍었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그렇다고 한다.
- 참, 저도 학회나 논문 서적에서만 봐왔지 실제론 처음 봅니다. 한국인 중 최초일 거예요. 일단 학회에 보고를 해야겠군요.
의사는 서둘러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난 그 뒤로 유명인사가 되었고 세계 여러 곳에서 열리는 치의학 관련 학회마다 초청되었다.
그 뒤로 더 알게 된 사실은, 좌변기 치아를 함부로 뽑으면 이빨요정들이 노해서 남은 치아 여기저기에 볼일을 보고 곧 모든 치아들이 썩게 된다는 것이다.
난 좌변기 치아를 그냥 내버려 뒀고, 그 후로도 이빨요정들은 내가 잠이 든 사이 내 입속에서 잠시 휴식도 취하고 볼일도 보고 있다.
그 대신, 어금니를 제외한 나머지 치아들은 점점 깨끗해지고 있다.
마치 매일 미백치료를 받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