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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진가 곽풍영 Jul 26. 2016

보다, 나를 보다 #05 바다 텃밭

자연이 내어준 텃밭에  나를 내어주다

혼탁함을  휘감어 쓸어 내려간 

곳 간의 앞마당

발을 내밀어 손을 넣어보면 곳간 열쇠 잡히듯

고무장갑 너머로 오무락지게 까실한 것이 느껴진다



컴컴한 진흙에 깊이도 발을 넣어두고 

긴 촉수로 짠물 허켜내었던 바지락들

휘젓던 손끝에 서너 개씩   

오색으로 물들인 아낙네들의 얼굴에는
곡식 가득한 곳간에 들어선 기쁨이 인다



깔고 앉은 텃밭의 부드러움이 좋아서였을까

두 엉덩이 철퍼덕 놓아두고 두꺼비집 하나둘 만들어 낸다



누구라도 바닷바람에 노래라도 부른다면

갯벌을 헤집는 손끝에서는 장단이라도 맞추고 있을 일이다.



푸른 물 쓸어내어  자연이 내어준 텃밭에서는

바지락을 손아귀에 쥐어내듯  

잃어버린 추억도 청춘도 함께 바구니에 담아내고 싶어 진다.


전라북도 고군산군도를 연결하는 돛대 모양의 무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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