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도롱뇽

도롱뇽 - 쏜애플

by 노예올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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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이 벗어던진 허물은 결국 그 아픔의 원인조차 제대로 해소되지 못한 채로 뽑아낸 대못과도 같았다. 그 고통을 잘 알기에 내 몸에 있던 흉터가 가려워 오기도 한다. 쏟아내지 못한 무언가가 남은 채로 쏟아낼 대상조차 사라진 상황에 남은 건 출구없는 악몽뿐이다.


사라지지 않고 쌓이는 것들은 인내가 되고 그 생각들이 쌓여 발화점을 찾는 불쏘시개가 된다. 적절한 온도를 찾아 불타오르지만 제대로 된 장작없이 꺼져버리고 만다. 아직 해소된 것이 없는데 말이다. 비참하게 만드는 것은 진정성없는 반성이고 뒤늦은 후회와 변화다. 모든 것이 끝나고서야 필려고 하는 떡잎에 남은 동정따윈 없다. 차라리 변함없으면 하는 바램뿐.


깨달음 없는 실수와 잘못은 죄다. 발전없는 고통은 자해다. 태어나서부터 완벽할 수 없다면 변화라도 해야하거늘. 수많은 사람들이 자각조차 하지 못하고 늙어간다.


모든 생각은 고통이다. 고통받는다는 사실이 고통스럽다.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힘들고 그것에 힘들어 함이 힘듦이 된다. 이젠 차라리 그냥 끝을 보는게 맘이 편하다. 더이상 생각하기 힘들만큼 끊임없이 생각해서 나가떨어지게 만든다. 잠을 괴롭힌다면 차라리 맞서 싸우는 것이 내 스타일이다. 모든 것은 억압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그게 되는 사람은 몇 없다.


날 힘들게 하던 것들을 모두 털어낼 수 있던 것은 그것들에 겁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를 괴롭힐 수 없을만큼 하찮다 여기며 흘러갈 것이라 생각하면 그렇게 되었다. 내 뇌는 참 편리하게 작동하는듯하다.


때로는 참아야 하고 때로는 내뱉어야 할 말들이 있다. 잘못을 잘못이라 분명히 타이르고 넘어가야 한다는 그 기준이 명확해야한다. 그러나 그것이 제일 어렵다. 모든 신조어들은 방어적이게 변해간다. 나를 향한 모든 이들을 특정 단어로 다시 공격하고 사회적 인식 변화를 통해 나를 건들이지 못하게 한다.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닐지언정 그로인해 당연하게 여겼던 도리들이 당연한게 아닌게 되고 새로운 문화가 생겨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어디에 선을 그어야 한단 말인가. 끊임없이 배우고 얘기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내게 너무도 잔인했던 그 시간들이 내게 스승이 되고 때론 내가 옳았음을 확신시켜준다. 그렇게 힘들었던 기억들, 고민의 순간들이 결과에 도달해서야 해답이 된다. 그때쯔음 되어서는 나름의 확신을 해도 괜찮지 않겠는가. 분명히 내가 옳았던 것들이 하나 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나를 지켜나가는 것이 시작이다. 내가 단단해야 나를 지킬 수 있다. 나의 이해자는 나 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나를 믿고 확신해야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무렇지 않다. 생각이란 연소반응 속에서 절대적이진 않지만 상대적으로 완전한 해답들을 얻어내며 성장했다. 그 순간보다 더 나아진 나에게 고맙고 그 순간에 고맙다. 잊을 수 없는 흉터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숨기지 않고 어루만지며 강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비록 아직 약한 한마리의 도롱뇽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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