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던 그대에게
나는 잘 지냅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잘 지냅니다. 당신은 어떠신가요.
당신을 기억하고 싶지 않을 만큼 미워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나의 마음을 정리할 수가 없어서 계속 기억하고 싶었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정말 약이긴 한가 봅니다. 천천히 정리가 되더군요. 이제 당신이 편하게 느껴집니다.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보고 싶지만 보고 싶지 않습니다. 나를 보는 당신의 마음속에 오해가 피어오를 것 같으니까요. 그러니 되도록 아주 오랫동안 당신을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도 잘 지내길 바랍니다. 나를 필요로 하지 않았던 당신의 인생에 좋은 사람들도 가득해서 편안함을 느끼길 바랍니다. 이제 나는 당신을 미워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그때 제가 가졌던 소중한 마음이 그리울 뿐입니다.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랑에 빠진 사람이 얼마나 예쁜지 아시나요. 저는 그때 너무나 예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당신에게 향한 나의 마음 덕분에 예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나를 떠난 후 저는 남겨진 자리에서 버려진 마음들을 주워야만 했습니다. 나의 마음이 다른 사람들 발에 치여 뒹구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주워진 마음을 둘 곳이 없어서 한참을 안고 있었습니다. 주위사람들은 그것을 미련이라고 불렀지만 저는 그저 저의 마음이니 조용히 안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안고 있으니 나의 온기 때문인지 마음이 녹기 시작했습니다.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새로 다가온 사랑이 없었는데도, 대체할 무언가가 없었는데도 천천히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억지로 잡으려 손에 힘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사라지는 마음들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습니다.
사랑을 보내는 것만큼 아픈 것은 없습니다.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러하지 않았기에 많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후회도 많이 했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아무렇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괜찮습니다. 아무런 마음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당신에 대한 마음이 떠난 사랑의 자리에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 생겼습니다. 나는 그 사람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했던 나의 모습처럼 지금 나의 모습은 너무나 예쁩니다.
웃음이 많아졌습니다. 그때처럼. 나는 웃음이 많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나를 헷갈리게 했던 말들 중에 하나였던 것. 아주 예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랑을 줄 수 있는 내가 너무나 좋습니다. 버려진 사랑이었다고 해도 그때의 마음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곁에 있고 싶은 마음은 너무나 놓치기 싫은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참 행복한 일입니다.
당신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던 착각을 오랫동안 했습니다. 당신의 곁에 있지 않으면 불행할 것 같다는 착각 또한 아주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당시에는 그 생각들이 너무나 힘들고 괴로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나 귀여운 마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당신을 좋아했던 것을, 사랑했던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내가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사랑의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이 너무나 고통스러웠습니다. 차라리 고맙다고 말해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이미 나는 미안하다는 말을 들어버렸기에, 고통의 시간을 보내버렸기에 주워 담을 수 없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덕분에 고맙다는 말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보다 고맙다고 말하는 것에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나에게 용기를 내지 않았습니다. 괜찮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용기를 냈으니, 그걸로 됐습니다.
나는 당신의 안녕을 바랍니다. 당신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나를 생각하고 있을지 늘 궁금했었는데, 나의 안녕을 바라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