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표시형 May 10. 2016

미디어를 페이스북으로 배워서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느덧 열정에 기름붓기를 운영한지 3년이 되었다. 

페이스북이 웃긴 유머와 가십거리로 가득한 페이지들 속에서 '동기부여'라는 주제로 평균 30장의 슬라이드를 만들어온 우리 페이지는 최근 그 성장세가 괄목할만 하다. 한창 페이지가 성장하던 2년 전 그때의 성장속도를 뛰어넘고 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새로 들어온 팀원들 교육 자료를 만들기 위해 생각을 정리하다 그냥 글을 써서 공유해두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대충 써내려가 보고자 한다.


-최근 열정에 기름붓기 페이지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열정에 기름붓기는 요즘 1달에 평균 5만명 이상의 신규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포화 상태라는 페이지 시장에서 역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를 고민해보다 흥미로운 추측을 하나 해보게 되었다. 


-페이스북은 확실히 단순 SNS에서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로 탈바꿈 하고 있다. 

.

어제 어버이날에도 내 인스타그램에는 지인들의 부모님 사진으로 가득했지만, 놀랍게도 페이스북은 잠잠했다. 

더이상 사람들은 페이스북에서 일상을 공유하지 않는다. 오히려 좀 더 무거운 주제들에 대해 다룬다. 

경제 기사를 공유하고 사회 현안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다. 마케팅 트랜드 자료를 공유하고 최신 기술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페이지를 구독한다. 


이상한 일이다. 페이스북에서 더이상 내 친구들의 이야기를 볼 수 없는데 콘텐츠는 점점 더 풍부해지고 있다.

기존 미디어들은 이제서야 페이스북에 주목하고 매일 내 타임라인에는 '인스턴트 아티클'이 가져올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대한 예측 글들이  쏟아진다. 


1020들은 더이상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이제는 '인스타'를 한다고 말한다. 

역으로 아버지들이 페이스북을 시작했다. 오히려 20대보다 활발하게 그리고 노련하게 페이스북을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아직까지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다.'라고 한 1020들도 페이스북을 '보기는' 한다는 점이다. 


더이상 '핫'하지는 않지만 모두가 보는 플랫폼, 그리고 중 장년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플랫폼 페이스북을 활용한 미디어 비지니스는 이제야 '돈이 되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페이스북은 유머 콘텐츠들을 보여주는 '킬링 타임용 앱'에서 벗어나 무게감 있는 콘텐츠들도 소화하는 커다란 미디어 플랫폼이 되었다. 


-수익화에 대한 고민


완전한 사견을 이야기 하자면 더이상 대형 미디어는 경쟁력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사회의 흐름과도 일치하는데 요새는 '전문가' 보다 '오타쿠'가 그 경쟁력을 인정 받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어설프게 정리된 콘텐츠로는 콘텐츠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지 못한다. 한 분야에 대해 깊으면서도 매력적으로 정보를 제공 할 수 있는 '전문 미디어'들이 속속들이 생겨나도 있고 기존의 전통 미디어 콘텐츠 생산자들은 결코 이들의 '센스'를 따라오지 못한다. 


접근 장벽이 거의 '없다'라고 볼 수 있는 페이스북에서 더이상 '**일보'가 만들어 내는 주간 특집 섹션은 전문 여행 미디어에서 생산하는 여행 콘텐츠를 이길 수 없다.  그리고 사람들은 너무도 당연하게 후자에 '좋댓공'을 찍는다. 


적어도 페이스북 세계에서는 '좋댓공'이 왕이다. 그리고  페이스북 세상으로 넘어온 이전 시대의 강자들은 어떻게 '좋댓공' 찍는지를 글로 공부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한계 또한 존재한다. 

'전문성'을 지닌 미디어들은 그만큼 '구독자'들의 수가 제한적이다.

따라서 지금 탄생하고 있는 전문성 있는 뉴미디어들은 근본적으로 '대형화'에 한계를 지닌다. 

대형화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각 미디어 당 콘텐츠 에디터들(기자라고 하기엔 어감이 조금 다르다.)이 극단적으로 효율을 내며 소수로 일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해야지만 수익화가 가능하다.


대형화는 위험하다. 페이지 좋댓공이 마구마구 나온다 그래서 절대 인원을 함부로 늘린다거나 과감하게 투자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현재까지 밝혀진 뉴미디어들의 수익모델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네이티브 애드'  


네이티브 애드를 주력 수익모델로 잡고, 과감하게 몸집을 불렸던 뉴미디어 스타트업의 적자와 불안한 미래에 대한 기사들을 보며, 난 진심으로 그들을 응원한다. 분명 장기적으로 보고 있는 수익모델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수익 모델, 젠장할 수익모델! 네이티브 애드는 과연 우리를 구원할까?


일단 열정에 기름붓기는 구원했다. 우리는 매우 좁은 시장을 수명을 줄여가서 집중적으로 공격했고 일단 숨통을 뚫는데 성공했다. 나름 안정적인 네이티브 애드 모델을 구축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네이티브 애드에 대해 관찰하고 고민할 수록 느끼는 점은 결코 네이티브 애드는 '절대적인 수익모델'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최근의 미디어 트랜드는 매우 가변적이여서 매력적인 크리에이터 한명이 한 달이면 기존의 강자들을 찢는다.

지금 네이티브 애드로 수익을 왕왕 내고 있다 그래서, 계속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이 아닌것이다. 네이티브 애드 시장의 치명적 약점 중 하나는 경쟁자의 진입 장벽이 턱없이 낮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신문사 만들려면 기본적으로 설비, 인력, 유통망 등등이 필요했고 하다못해 네이버 시절에도 '웹'은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그냥 '똑똑한 당신'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지금은 '네이티브 애드'가 뭔가 과도기를 견디게 해줄 '새로운 모델'로 우려와 주목을 받고 있지만 분명히 이 모델 또한 소비자들의 피로가 쌓일 것이고, 순식간에 소비되어 너덜너덜 해질 것이다. 

애드버토리얼, PPL과 크게 봐서는 다른 것이 없다. 물론 디테일을 제대로 잡아 낸다면 '수명은 조금 길어질 것이겠지만.'


네이티브 애드에 인생을 걸기에 네이티브 애드는 너무 약점이 많은 친구다.



-미디어는 Brand가 되어야 한다.


지금은 폰으로 대충 찍은 듯 하지만 기발한 영상, 읽기 쉽고 재미있는 워딩으로 구성된 카드 콘텐츠가 뉴미디어에 걸맞는 어쩔 수 없는 콘텐츠 소비 양상이라 보는 시선이 우세하지만, 나는 다시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하는 미디어들의 시대가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다만 '프리미엄'의 조건이 조금 다른 개념일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2가지를 생각한다. 


'유료모델', 

- 말그대로 돈 내고 보는 고급 미디어다. 소수의 매력적인 콘텐터들이 가장 최신의 정보를 매력적으로 구성해 제공할 것이다.

 

'미디어 브랜드를 활용한 별도의 수익처 확보.'

-강력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확보한 미디어의 기본적 힘인 '공신력'을 바탕으로 한 비지니스다. 이를테면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IT 미디어'에서 검증된 노트북을 판다면 나는 꼭 '여기서' 구매할 의사가 있다.


결국 두 가지다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비지니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나는 앞으로의 미디어는 더더욱이 브랜딩에 커다란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디어 브랜딩에서 중요하게 고려할 점은 한 가지다.


  한 가지. 팬


지금은 '좋댓공'이 절대적인 KPI로 여겨지고 있지만(나 역시도 그렇지만) 어느정도 구독자가 확보된 채널들은 막무가내로 확보한 '구독자'들이 생각보다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이미  깨닫고 있을 것이다. 

20만명이 넘어간 페이지들에게서 중요한 것은 그래서 더더욱이 콘텐츠 하나당 기본적인 좋아요가 몇개 찍히는지다. 


좋은 콘텐츠는 불법 토토 광고꾼이 올려도 좋아요를 1만개 받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최선을 다해 만든 콘텐츠 또한 좋아요 2000개는 찍히는 채널,

다시말해 기본적으로 페이지의 콘텐츠 컨셉을 좋아해주는 팬들이 존재하는 채널이 파급력 있다고 인식 될 것이고 콘텐츠당 평균 '좋아요'가 앞으로 팬들의 충성도를 가늠하는 절대적인 KPI가 될 것이다. 


그래서 열정에 기름붓기는 당분간도 계속해서 조용히 '가성비' 있는 콘텐츠를 뽑아낼 것이다. 

잘 만든 동기부여 콘텐츠는 '지코'가 나온 동영상 콘텐츠랑 충분히 비교할만한 KPI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페이스북의 힘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을 주체적으로 살게 하자'라는 기업 비젼을 한눈 팔지 않고 꾸준히 '콘텐츠'로 실현 시켜 나갈 것이다. 


우리는 더더욱 열심히 '브랜딩'에 집중할 것이고, 아마 2번으로 갈 것 같다. 


부디 무사하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