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휴식의 중요성
훗날 내게 자식이 생긴다면, 그리고 그 아이에게 내가 단 하나의 가르침을 줄 수 있다면. 난 그 아이에게 생산적 휴식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다. 서른이 넘어서까지도 난 제대로 된 휴식에 대해 잘 몰랐다. 그전까지 내게 휴식은 그저 육체적 회복의 개념 혹은 정신적 도피에 가까웠다.
단순화해서 표현해보면, 나는 일을 제외한 나머지 활동들을 모두 휴식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은 매우 잘못된 분류였다. 생선과 소고기를 육류니까 같은 음식으로 취급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 나는 다음과 같은 분류체계를 가지고 있다.
일, 놀기, 휴식
일이란 목표를 위해 스트레스를 감내하며 몰입하는 시간을 말한다.
놀기란 창의적, 혹은 감정적 영감을 받기 위해 감정을 증폭시키는 시간, 혹은 사회적 교류를 통한 감정교류의 시간을 말한다.
휴식이란 이 두가지 활동을 하며 쌓인 찌꺼기 혹은 부산물들을 해소하기 위한 시간을 말한다.
휴식이란 단순히 침대에 누워 늦잠을 자거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어내는 것들로부터 회피하기 위해 자극적인 넷플릭스 몰아보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만약 내가 어렸을 때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제대로 된 휴식의 개념을 정립하기 전과 후의 나는 너무 다르다.
내가 정의한 휴식은 뇌의 정리정돈에 가깝다.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구체적인 계획과 청사진으로 정리하는 시간, 살면서 겪는 감정적인 사건들, 스트레스들을 회고하고 긍정적인 삶의 지혜로 해소하는 시간, 나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한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 같은 것들이다.
자연, 유산소 운동, 글쓰기 이 세가지가 조합되었을 때, 난 최고의 휴식을 느낀다. 해의 위치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물가의 반짝임, 나뭇잎을 바라볼 때 난 마음의 안정을 찾고 회복감을 느낀다. 적당한 유산소 운동을 하며 느껴지는 고양감, 그리고 운동이 끝났을 때의 개운함은 지난 날들의 불안과 좌절을 딛고 미래를 바라보게 해주는 힘을 준다. 그리고 글쓰기는 이 모든 것들의 마지막 순서로 제격이다.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던 불순물들을 건져내고 이것들을 하나하나 글로 구체화 시키면, 생각보다 날 괴롭힌 불안감들은 작고 별것 아닌 것임을 혹은 힘들겠지만 분명히 하나하나 해결해나갈 수 있는 문제라 볼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오늘 눈을 뜨니 날씨가 너무 좋았다. 러닝 베스트에 노트와 팬을 넣고 선유도공원으로 달렸다.
양화대교의 중앙에 야외와 연결되어있는 커피바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며 날씨를 즐겼다. 노트를 꺼내 찬찬히 요즘의 내 마음을 보듬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의 로드맵을 정리했다. 정리된 마음으로 선유도 공원을 거닐며 음악을 들었다.
이토록 좋은 삶이 있나 싶어 웃었다. 난 앞으로 더 잘 살아갈 것이다. 느껴져.
+ 러닝과 글쓰기를 꾸준히 하는 커뮤니티 하나가 있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