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undi Muyinga Nyagishiru
케냐 AA의 동생 같은 커피. Burundi.
다크 쵸콜렛에 땅콩을 찧어 넣고 적당히 섞어 높으면
이것이 진한 밀크 쵸콜렛으로 바뀌면서 입속에 버터를 발라 놓은 듯 오일리해진다.
내가 다크 쵸콜렛이게?
밀크 쵸콜렛이게? 퀴즈를 내는 것 같기도 하고,
여기에 아주 맛있게 잘 쪄진 단호박의 단맛과
구수함도 퍼지면서 덤으로 찬 겨울
감귤의 새콤 달콤함까지 살짝 얹어주고 간다.
맛을 느끼고 상상한다는 건 참나~
다운되어 있던 마음마저 업 시켜주는 매력이 있으니
난 커피하기를 정말 잘했다.
누가 그랬을까?
좋아하는 건 취미로 해야 한다고 말이다.
단언컨대 절대 아니다! 라고 난 말하련다.
좋아하는 커피를 직업으로 가졌으니
너무 바빠 힘든 날에도
밤에 잠자리에 누우면 뿌듯한 기분 좋은 만족감에 날 칭찬하게 되니
난 얼마나 복이 많은 사람인가.
고개를 돌려 예열 중인 로스터기를 쳐다보니
오늘 또 생두에 꽃을 피워볼까 하는 마음이 저절로 든다.
맛있게 볶아야지~
상상해 본다.
벽난로 옆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져 있는 온기 가득한 거실이나
캠핑가서 따뜻하게 불을 지펴 놓은 모닥불 앞에서
불멍하며 투박한 잔에 Burundi 한 잔 한다면
어수선한 도시의 생각들은 달아나고 너그러운 마음이 나를 가득 채워줄 것 같다.
온화한 커피 Burundi.
크리스마스에 딱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