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온화한 커피 부룬디!

Burundi Muyinga Nyagishiru

by kunst

케냐 AA의 동생 같은 커피. Burundi.


다크 쵸콜렛에 땅콩을 찧어 넣고 적당히 섞어 높으면

이것이 진한 밀크 쵸콜렛으로 바뀌면서 입속에 버터를 발라 놓은 듯 오일리해진다.


내가 다크 쵸콜렛이게?

밀크 쵸콜렛이게? 퀴즈를 내는 것 같기도 하고,

여기에 아주 맛있게 잘 쪄진 단호박의 단맛과

구수함도 퍼지면서 덤으로 찬 겨울

감귤의 새콤 달콤함까지 살짝 얹어주고 간다.


맛을 느끼고 상상한다는 건 참나~

다운되어 있던 마음마저 업 시켜주는 매력이 있으니

난 커피하기를 정말 잘했다.


누가 그랬을까?

좋아하는 건 취미로 해야 한다고 말이다.

단언컨대 절대 아니다! 라고 난 말하련다.

좋아하는 커피를 직업으로 가졌으니

너무 바빠 힘든 날에도

밤에 잠자리에 누우면 뿌듯한 기분 좋은 만족감에 날 칭찬하게 되니

난 얼마나 복이 많은 사람인가.



고개를 돌려 예열 중인 로스터기를 쳐다보니

오늘 또 생두에 꽃을 피워볼까 하는 마음이 저절로 든다.

맛있게 볶아야지~

상상해 본다.


벽난로 옆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져 있는 온기 가득한 거실이나

캠핑가서 따뜻하게 불을 지펴 놓은 모닥불 앞에서

불멍하며 투박한 잔에 Burundi 한 잔 한다면

어수선한 도시의 생각들은 달아나고 너그러운 마음이 나를 가득 채워줄 것 같다.

온화한 커피 Burundi.

크리스마스에 딱 어울린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23. 11. 11. 오늘 이야기. 첫 겨울 블렌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