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가는 아들을 아침 일찍 공항버스 정류장에 내려주고,
나온 김에 그냥 카페로 차를 돌렸다.
보너스 같은 아침 시간이다.
아침 공기가 더욱 차게 느껴져 따뜻한 밀크티 한 잔이 간절했다.
그러나 카페에 오자마자 나도 모르게 카페에 하루 루틴이 시작됐다.
창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디스펜서에 밤새 고여있던 물을 흐르게 하고,
글라인더에 남아 있을 약간의 원두들과 새로 갈린 원두로 에소프레소를 내려 향을 맡고,
2번은 버리고 다시 새 물과 새 원두로 오늘의 에소프레소를 세팅했다.
완벽한 추출.
25초에 내려 아침마다 서서 마시는 에소프레소 한 잔은 참 맛있다.
이렇게 나의 아침을 열었다.
아참! 밀크티!
얼른 우유를 냄비에 붓고 찻 잎을 넣어 불 위에 얹었다.
끓기를 기다리며 나는 불 옆에서 멍 때리기 시작,
끓이고 내리고를 몇 번 반복하니 내가 원하는 밀크티가 완성됐다.
손님처럼 카페 안 쪽 스탠드 옆에 앉아
읽던 책을 펴고 밀크티 한 모금을 마셨다.
아, 맛있다. 향기롭다. 따뜻하다.
온 마음과 몸으로 번져지는 따뜻함. 이게 뭐라고 이렇게 위로가 되지?
오랫동안 잔잔하게 음미하며 마셨다.
오늘 하루는 내가 따뜻한 밀크티 한 잔으로
위로를 받은 것처럼 오시는 손님들 모든 찻 잔에 따뜻함을 듬뿍 넣어드려야겠다.
다가 올 겨울이 춥지 않도록.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