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아이스크림
몇주 전 우리 부장님이 우수 검사로 선정되신 기념으로 우리 사무실 직원들로 하여금 기념 간식을 골라보라고 하셨을 때, 부장님의 유일한 수사 인력인 나는 요아정을 외쳤다. 나랑 방을 공유하는 앞자리 계장님은 사실상 우리 검사실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관계고 스스로 MZ라고 주장하시면서도, 나이든 사람들은 이 추운날 아이스크림은 이가 시려서 못드신다며 피자를 주장하셔서, 결국 내가 원하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은 기각되고 피자를 시켜먹은바 있다. 이상하게 나는 보편적인 여자들이 좋아하는 디저트류, 베이커리, 달달한 음식에는 특별한 관심이 없지만 한정적으로 요거트나 상큼한 과일이나 딸기 생크림 케이크나 아이스크림은 좋아한다.
술에 취하거나 몸과 마음의 허기가 커지면 종종 시원한 아이스크림이나 딸기 생크림 케이크에 대한 갈망이 커진다. 술과 약(마약x 처방약ㅇ)에 취한 어느날 밤 내가 시킨 각종 아이스크림과 조각 케이크류가 잔뜩 배송됐다. 나는 취한 채로 무언가 잔뜩 주문해 놓고 기억하지 못하는 때가 종종 있다. 우리집 냉장고의 냉동칸은 아주 작아서, 취중에 잔뜩 시켜놓고 막상 배송된 상품들을 감당하거나 수용하지 못할 때가 종종 발생한다. 내가 가장 괴로워하는 계절 겨울은, 모순적인 장점이 있는데, 그 존재 자체가 거대한 냉동고가 되어준다는 점이다. 상태의 보존을 가능하게 한다.
나는 그래서 배송된 일부의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은 내 작은 냉동칸에 넣어두고, 미처 수용되지 못한 나머지는, 조금 문학적으로 표현한 명칭인 이 세계의 냉동고, 그리고 현실의 표현으로 말하면 낡은 복도식 아파트 우리집 현관문 앞에 방치해 두는 방식을 선택한다. 방금 그 세계의 냉동고에서 카페라떼 파르페를 꺼내서 먹는 중이다. 다행히 누가 훔쳐가거나 독을 타지는 않은 것 같다. 세상을 나만의 냉동고로 쓴다는 일은 약간 위험하면서도 낭만적인 일이다. 한겨울 강추위의 유일한 장점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