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는 밤
오늘도 불을 끈다
방 안은 그대로인데 마음은 유독 시끄럽다
누군가를 떠올릴 땐 늘 밤이 찾아온다
그럴 땐 작은 무드등 하나에 의지해본다
불빛은 은은한데
그 은은함이 마음을 데운다
무드등은 방을 비추는 게 아니라
내 생각을 들여다 보는 물건
어떤 날엔
유난히 외로워서
불빛을 세 번이나 끄고 켜곤 했다
그 불빛 하나에도 기대고 싶었으니까
낡은 책상 위
오래된 노트북 옆에서
조용히 불을 밝히던 무드등
녀석은 내가 울고 있는 걸 알고 있었을까
불빛 아래서 눈을 감는 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덜 외롭다
작은 불빛 하나에도
사람이 기대는 밤이 있다
그 빛을 켜는 순간
아주 조금
숨이 쉬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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