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 바람이 분다
창틀 사이로 들어오는 공기가 낯설다
책도 펼치지 못하고
커피는 식은 지 오래
무언가 쓰려고 했는데
아무 말도 꺼낼 수 없었다.
창가에 기대어 앉아
이따금 지나가는 구름을 바라본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오후
창문 아래 햇빛은 조금씩 움직이고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하루는 저절로 기울어 간다
무심히 바라보는 시간도 좋지 않은가
조금은 멍하니
조금은 흐릿하게
아무 목적 없이
이렇게 있는 시간도 필요할 때가 있다
이제 다시...
맞이하자
호흡하자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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