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빛 하나에 마음을 기댈 때

by 원재희

어느 날

방 안이 유독 어두웠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뿐인데

마음이 먼저 무너졌다


그날따라 유난히 바람이 찼다.
불을 켜지 않은 방 안엔 적막만 가득했다.

그래서 꺼내 든 게 하나 있었다.
불이 아니라, 감정에 온기를 주는 무드캔들.

불빛은 작지만

흔들리는 녀석의 모습에 마음이 멈춰 선다
희미하게 떨리는 표정 하나에

혼자라는 생각이 점점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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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이 그림자를 만들고

그 그림자가 다시 벽에 기대 선다

난 혼자 있는 게 아니라

불빛이 날 감싸고 있는 기분


불을 켰다

마음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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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밤

마음이 식지 않도록

오늘도 무드캔들을 켠다

방이 따뜻해진 건지

녀석이 날 맞이한 것인지


나는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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