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 치즈, 계란
조금은 웃긴 조합이고
조금은 어색한 시작이었다
무언가를 만든다는 건 늘
재료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손에 감긴 감정, 냄비 위의 시간
그리고 생각보다 가벼운
후라이팬과 내 마음
오늘 나는
말도 안 되는 호떡버거를 만들었고
그걸 영상으로 담았다
냉동 호떡 두 개
계란 두 개
치즈 두 장
양배추를 다 씻어 놓았는데
깜박하고 넣지 못했다
맨날 오타가 나는 것처럼
음식에도 오타가 났다
무엇을 하려 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내가 시작했다는 것
촬영하고, 편집하고, 음성을 입히고
링크를 복사하고, 블로그를 쓰고
좋아요를 확인하고
댓글이 없는 걸 보며 혼잣말을 적었다
"그래도 뭐... 만들었으니까..."
이제 다시
시나리오로 돌아간다
현실은 조용하고
나는 오늘 조금 더 잘 살아 있다
그리고 내일은 또
무언가를 만들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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