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이름

누구에게도 말하기 싫은, 나만의 이름

by 원재희

사람들은 나를 하나의 이름으로 부른다.
하지만 그 이름만으로 나를 설명하기엔
어딘가 늘 부족하단 생각을 해 왔다.



겉으로 보이는 나는
무척이나 다정한 사람이고
바보스러울 만큼 묵묵히 일하고
가끔 웃긴 농담도 던지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런데...


내 안에는 다른 내가 존재한다.

조금은 예리하고

소금 두 꼬집 정도의 날카로움과

때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상상도 하는...

세상과의 단절을 꿈꾸는
다른 세계에 사는 또 하나의 나.

그 이름

누구에게도 들킨 적 없고
꽁꽁 허리춤 어딘가에 감추어둔 그것.


그 이름으로 글을 썼고
그 이름으로 세상을 관찰했고
그 이름으로 나를 보호했다.

어떤 날

모든 걸 내려놓고 싶었던 밤이 있었다.

그때마다 조용히 그 이름을 속삭였다.

“괜찮다니까.”


유일하게 숨 쉴 수 있는 통로.

나의 두 번째 이름.


여러분의 두 번째 이름은 무엇인가요?



밖에 비가 온다.

예전에도, 여전히도

비를 좋아하는 나이지만

의성 산불을 걱정했던 터라

비가 신의 가호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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