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라니까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내일 회사를 그만둔다
책상 정리는 아직 하지 못했다
마지막 인사도 미루고 있다
아니, 하지 않을 듯하다
굳이 마지막이라고 매듭지을 필요가 있나?
마음은 이미 정리가 되었고
그러고 나니 여유가 생겨서일까?
내가 있는 이 공간을 둘러보았다
네온사인보다 더 찬란한 포스트잇이 족보 없이 붙어 있고
바쁘다는 핑계로 갈겨쓴 글씨는 과연 내가 쓴 게 맞나 싶고
구석에 갇힌 비타민은 몇 달째 그대로 속이 빵빵하게 계신다
그리고
오랜만에 쳐다보는 가족사진
아니다. 궁상떨진 말자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저녁.
고즈넉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인데
그런데 왜 여태껏 느끼지 못했을까?
솔직히
가슴이 쪼금 벌렁거린다
퇴사를 해서 불안한 것인지
내일 도망간다고 얘기하는 게 미안해서인지
가족에게 말하기 좀 그럴까 두려운 것인지
뭐... 내일 되면 확실해질 테니까
회사에서의 내 명함은 사라지고
통장에 쌓이던 돈도 사라지고
점심때 고르던 메뉴 스트레스도 사라지고
억지로 함께 하던 그들도 사라지고
거울 앞에서 억지웃음 짓는 나도 사라지고
무거운 마음도 사라지고
스트레스 처방으로 지른 과소비도 사라지고
그럼 이제 남은 건?
나 밖에 없다
그런 내가 빨리 보고 싶다
모든 걸 내려놓을 내가
내일을 기대하고 불안해하며
곧 잠을 청하겠지
후회할 수도 있을 거야
혼자인 게 더 잘 된 것일 수도 있고
어찌 되었든 간에
내가 결정했으니까
널 따를게
그리고
지켜보겠어
또 한 가지
오늘 글엔 마침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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