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시작은 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이동진 평론가 GV
어린 시절부터 한국의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버거운 의무들. 그 말도 안 되는 의무의 이유를 찾고자하는 고군분투가 귀여우면서도 마음아팠다. 이렇게까지 열심히,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야하는 이유가 뭔지 30살이 넘은 나도 아직 모르겠어, 동춘아.
3월에 큰 감동과 여운을 남긴 아이유 콘서트. 모두가 꽃이 되어야할 필요가 없다며 아기 홀씨에서 어른 홀씨가 되어 더 큰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유를 보며 나도 마음을 다잡았다. 팬들을 향한 애정어린 말들, 앵콜에 앵앵콜까지 무리해가면서 팬들에게 음악 한곡이라도 더 들려주려는 마음까지. 이토록 팬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아티스트를 본 적 있던가 돌아보게 된다.
봄맞이 식물친구들을 사러 파주 나들이! 방 안에 초록이들이 늘어나서 즐겁다. 새 계절을 맞이하며 이번에는 잘 키워봐야지, 하는 다짐은 이번 계절도 잘 건너가 봐야지, 하는 다짐과도 맞닿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시절에 데려온 식물 친구들은 왠지 그 시절의 나를 반영하는 것 같기도 해서 재미있다.
정말 봄이 오는구나! 싶었던 따뜻한 봄날 주말. 정말 오랜만에 연희동 봄나들이를 나갔다. 예전엔 꽤나 자주갔지만 최근엔 뜸해진 만화카페에서, 대학생 때 즐겨보던 만화책이 완결이 났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끝까지 읽었다. 전형적인 일본 청춘 만화처럼, 주인공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끝이 나는 엔딩이었다. 왠지 이제서야 그 시절을 보내주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느릿하고 욕심없는, 소소한 일상을 보내는 그들을 좋아했던 대학생 때의 나처럼 살아야지.
글쓰기 수업의 읽기/쓰기 과제가 생각보다 많아서, 3월은 과제를 하느라 다 가버린 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수업을 듣느라 바쁘긴했지만 절대 후회는 없다. 이 수업을 통해서 얻고 배운 것들이 정말 많다. 이토록 안전하고 따뜻하고 다정한 글쓰기 수업이 있다니! 왜 이제야 들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이제라도 용기내어 들어보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도 든다. 이에 대한 자세한 소감은 수업이 끝난 4월에 다시 쓰기로 한다.
오랜만에 평일 휴가를 내고 씨메르! 역시 몸과 마음이 지칠 땐 물에 푹 담궈지는 게 도움이 된다. 시원한 물에서 한바탕 수영을 하고, 따뜻한 찜질방과 스파에서 몸을 지지고, 바나나 우유 하나 물고서 돌아오는 기분은 최고!
신촌의 한 찻집에서 진행한 다도모임 2회차! 눈치보지 않고 우리끼리 차를 내려 마실 수 있는 공간이어서, 페트병 3개를 모두 비웠다. 백차부터 보이차, 보이숙차 등 다도모임 친구들이 가져온 차를 한잔씩 맛보는 즐거움 넘 신나! 비록 카페인을 너무 많이 섭취해서 잠을 설쳤지만 행복했다. 나도 제대로된 차판과 다기를 갖춘 찻자리를 만들고 싶다.
히사이시조 그리고 요로 다케시가 나눈 이야기들을 담은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로 독서모임! 내용 자체는 기대보다 쏘쏘한 책이었지만, 독서모임 친구들과 나눌만한 이야기가 많은 책이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