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미 하루 30분 스터디 리추얼
밑미는 몇 년 째 늘 구경만 하던 플랫폼이었다. 매주 발행하는 뉴스레터는 늘 월요병에 지친 나에게 작은 위로를 주었고, 다양하게 열려있는 리추얼들을 구경하다 보면 나도 같이 열심히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언젠가 밑미 리추얼을 한 번 해볼까 싶었지만, 지금 당장 나에게 필요한 주제가 아니었거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늘 미루곤 했다. 2024년 새해 계획을 세우던 중, 올해 나에게 중요한 하나의 키워드가 '공부'라는 것을 느꼈다. 입사 이후로 지금까지는 회사에 적응하고, 업무에 적응하고, 새로 바뀐 팀에 적응하느라 맨땅에 헤딩하고 이리저리 부딪히면서 배워왔다. 이제 모든 것에 어느정도 익숙해진 지금, 내가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방법은 회사 안에서 뿐만 아니라 밖으로부터 다양한 지식을 흡수해 써먹어보는 방법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공부하지 않으면 지금 하는 익숙한 일들을 처리하며 나는 잘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그대로 도태될 것 같았다. 퇴근하고 지친 몸을 책상 앞에 앉히고 공부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기에, 습관화를 도와줄 밑미의 '하루 30분 스터디 리추얼'을 시작하게 되었다. 평소 리추얼 리더인 단단님의 브런치 글을 열심히 보며 동기부여를 얻고 있었고, 단단님의 공부 리추얼이 제일 궁금했었기에 망설임없이 신청했다.
2월에 3주 동안 진행된 리추얼 동안 나는 총 4가지의 공부를 목표로 했다.
1.아침에 30분 일찍 일어나서 아침 글쓰기
2.영어 공부 하기
3.SQL 공부하기
4.태블로 교육 수료하기
하필 설 연휴가 끼어있는 바람에 중간이 비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꾸준히 공부 리추얼을 완료했다. 특정 지식을 가르쳐주는 강의가 있는 것도 아닌 밑미 서비스를 돈내고 신청하는 이유가 뭘까? 라는 질문을 늘 가지고 있었다. 경험 해보니 동기부여가 되는 응원을 건네는 다정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그 사람들끼리 너무 빡빡하기 않은 느슨한 정도의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 그게 기분좋은 정도의 압박이 되어줘 내가 무언가를 시작하게 만든다는 것이 좋았다. 친구와 리추얼 모임을 한다면 사적인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끼어들어 이렇게 지속하기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과 한다고 해도, 밑미처럼 리추얼 인증 플랫폼이 잘 구축되어있지 않으면 지속하기 힘들 것 같았다. 하루에 한 개씩 찍히는 도장, 내가 올린 인증을 모아서 볼 수 있는 트래커, 적어도 하루 1~2개의 글에는 댓글을 달아주도록 하는 공지 등 동기부여할 수 있는 장치가 많은 플랫폼이 마련되어있어 더 리추얼을 할 맛이 났다.
특히, 리추얼 리더와 리추얼 메이트의 역할이 정말 크다고 느꼈다. 리추얼 리더였던 단단님은 구체적이고 따뜻한 칭찬을 정말 잘 하시고, 나도 몰랐던 나의 키워드를 발견해주시는 리더였다. 별 것 아닌 공부 내용을 올려도 꼼꼼히 읽어보고 장점을 찾아내 칭찬해주는 리더가 있으니 공부를 안 할 수가 없었다! 리추얼 메이트들도 공부를 지속하게 하는 힘이 된다. 매일매일 꾸준히 같은 공부를 하는 분을 보며 공부 하기 싫은 날 마음을 다잡기도 했고 다양한 인터뷰 영상과 함께 느낀 점을 올려주시는 분의 글을 보면서 나도 덩달아 위로받은 적도 많다. 남들이 무엇을 공부하는 지 구경하고, 좋아보이는 것은 따라해보기도 하는 과정들이 모두 즐거웠다.
현실에서는 공부한다고 이야기하면 뭔가 대단한 것을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공부 리추얼에서는 요가도, 뜨개도, 청소도 모두 공부가 될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의미부여하는 것을 좋아해서, 일상에서 마주치는 많은 일들이 다 삶에 대한 공부라고 생각하는 날들이 많은데 괜시리 동지를 만난 느낌이었다.
공부는 하기 싫은 것, 귀찮은 것이라는 생각에서 (물론 지금도 하려면 귀찮게 느껴지는 날들이 있지만), 내가 멈춰있을 때 한 발자국 더 나아가게 하는 것, 내 삶의 루틴 중 나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것으로 바뀌게 만든 나날이었다. 이러다 언젠가 또 공부를 한참 놓아버리는 날이 오기도 하겠지만, 공부 습관을 되돌리러 갈 수 있는 스터디 리추얼이 있다는 것이 기쁘다. 든든한 돌아갈 곳이 생긴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