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 서로 힘을 합한다는 것

드라마 <마인>을 보고서

by Dodam Byul



드라마가 종영한 지 좀 시간이 흘렀다. 그래서 편한 마음으로 리뷰 겸 느낀 점을 글로 남겨보려고 한다. 백미경 작가의 전작 중 하나인 <품위 있는 그녀>는 그 당시 본 드라마들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내용들로 기억한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품위'란 무엇인가. 그리고 과연 그 '품위'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한 달쯤 전 종영한 드라마 <마인> 또한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드라마의 제목처럼 '마인',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일까 고민하게 됐다.

혹시 이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서로 함께 생각을 나누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고, 이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넷플릭스'라는 대표적인 플랫폼에 올라와 있으니 한 편 정도 살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나 또한 편견에 갇혀 시작한 드라마

이보영, 김서형 여자 주인공 두 명을 메인으로 내세운 드라마인 만큼 두 여성의 싸움. 두 여성이 서로 재벌가 안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모습이 되겠거니 하는 상상을 했다. 첫째 며느리, 둘째 며느리 흔히 만들어지는 동서지 간간의 기싸움을 예상하며 드라마를 봤다. 두 여성 캐릭터가 어떤 모습으로 세력 다툼을 하는지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하기까지 했다.

드라마의 전개는 한 사람의 죽음으로 시작했다. 대체 죽은 사람은 누구인가, 저 수녀는 무엇을 목격했으며 대체 숨기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백미경 작가의 특유의 화법처럼 핵심 사건의 단서들을 매회 조금씩 찾아가는 재미로 드라마를 바라봤다.


# 낳은 엄마 그리고 기른 엄마

이 드라마에서 가장 충격적인 전개는 아버지에 의해 친모가 튜터로 들어오고, 친모인 튜터와 계모인 엄마 사이의 긴장관계였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를 보다가 정말 이렇게 해서 얻는 게 뭐지? 이런 생각들만 했고, 드라마 속 가장 비이성적인 사고를 가진 캐릭터의 비이성적인 사고방식이 낳은 끔찍한 장치였다. 자신의 아이를 더 완벽하게 키우기 위해 친모와 계모가 힘을 합치면 좋겠다는 말도 안 되는 전개.

불륜 드라마가 워낙 많아서 부인이 불륜녀 뺨을 치는 전개들이 떠오르곤 하지만, 생각해보면 두 사람이 힘을 합쳐서 망가뜨려야 할 사람은 불륜을 저지른 남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런 생각처럼 낳은 엄마는 기른 엄마가 보여주는 진실된 사랑 앞에 진짜 엄마는 기른 엄마라고 이야기하며 두 사람은 손을 잡는다.


# 성소수자, 결핍과 약점...?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김서형, 이보영 두 캐릭터는 모두 자식이 있는 남자와 재혼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술만 먹으면 개가 되는 남자. 그리고 그런 남자와 데면데면하게 살아가는 여자. 그녀는 애초에 사랑이 없는 결혼을 선택했고, 그녀는 마음속에 자신의 사랑을 간직하며 살아오고 있다.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은 화가인 여성. 즉, 성소수자 캐릭터로 등장한다.

드라마 중후반, 자신은 여자를 좋아한다고 남편에게 고백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정작 남편의 반응은 의외로 쿨했다. 바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보다 차라리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물론 남편은 끊임없이 가벼운 불륜을 이어가기 때문에 어쩌면 저런 반응을 보였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 드라마 16회를 가장 관통하는 상징적인 대사들

이 드라마에서 서희수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이보영, 그녀는 배우로 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찍은 배우고 재벌 2세와 결혼하게 되며 연예계에서 은퇴하고 2살짜리 아이를 키우기 시작하며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녀가 답답한 순간이 오면 마당에서 줄넘기를 한다. 그렇게 줄넘기를 하는 그녀를 보고 이제 재벌가의 며느리인데 다른 운동을 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말에 "이런 곳에서 나를 잃지 않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나 다운 것을 지킬 거예요."라는 맥락의 이야기를 한다. 어떤 상황이 와도 '나를 잃지 않는 것' 어쩌면 우리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하는 건 아닐까?

그리고 누가 봐도 의심스럽고 경계해야 하는 튜터(알고 보면 아이의 생모)에 대해서도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난 그 사람 좋은 사람인 것 같아.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면 결국 그 사람도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따라 오더라고." 그녀가 보여주는 진심 덕에 결국 의뭉스러운 이유로 다가온 사람조차도 결국 그녀의 옆에 서게 됐다. 어쩌면 내가 바라보는 세상처럼 사람을 믿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 이 드라마를 보며 떠오른 내 주변의 상황

직장생활을 하면서 본의 아니게 직장 내 권력다툼이나 암투에 빠지기도 한다. 지금 딱 내가 근무하고 있는 환경이 그렇다. 호사가들이 함께하며, 그 호사가들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가스 라이팅 하며 사람을 불안감에 빠지게 한다. 자연스럽게 '그런 이야기 들었냐'라고 말을 시작하거나, '다른 사람 험담'으로 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다른 사람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것은 나 또한 누군가를 깎아내리고 험담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서로를 칭찬하고 북돋으며 손을 내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각자 어떻게든 치열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기보다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고 연대하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스포일러를 최대한 자제하며 이야기 줄거리를 중심으로 리뷰하며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맹숭맹숭한 이야기가 되지는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깔아 내리려는 세상이 아닌 '나의 것'을 잃지 않는 연대의 힘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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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모만큼 아이를 더 사랑할 수 있는 계모
성소수자, 동서지간의 싸움, 재벌가의 비밀 등
우리 모두가 예상하는 편견을 넘어선 드라마, <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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