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미식의 세계 앞에서
내 마음의 나침반은 방향을 잃었다
이정표 없는 교차로에서
어느 길을 택해야 하리
끝없이 반복되는 속삭임이 귓가를 적신다
밤의 숨결이 무거워질수록 고민의 바다도 깊어진다
‘너는 뭘 원하는 거야’ 내 배가 묻는다
‘그럼 넌 뭘 원하는 건데’ 내 혀에게 묻는다
그때,
익숙하면서도 낯선 매운 향이 뇌리에 떠오른다
그 은은한 유혹
그래, 오늘은 마라샹궈다
야식을 선택하는 일은 밤늦은 고민의 향연입니다. 배고픔과 욕망, 그리고 내일의 후회를 가늠하며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마치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야식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작고 사소한 삶의 예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 마라탕을 접했을 때 그 얼얼한 맛은 꽤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물을 즐기지 않는 제게는 마라샹궈가 더 매력적이었죠. 건조한 매운 향과 풍부한 재료의 조화는 가끔씩 마음속에 떠오르는 유혹으로 남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깊은 밤 배달 앱을 켜고 마라샹궈를 장바구니에 담을 때 느껴지는 그 설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야식은 밤의 정적 속에서 즐기는 축제입니다. 불필요해 보이지만, 동시에 너무나도 필요한 위안과 같은 존재입니다. 특히 작업이나 고민이 깊어지는 밤, 야식은 더없이 달콤한 탈출구가 됩니다. 그러나 야식은 또 다른 고민을 안겨줍니다. 배는 고프고, 혀는 특정 맛을 원하지만, 건강과 내일의 컨디션이 모두 그 선택에 달려 있기에 고민은 깊어집니다.
결국 저는 익숙하면서도 강렬한 마라샹궈를 선택했습니다. 선택의 순간은 사소했지만, 첫 한 입을 먹는 순간 모든 고민이 사라지고 온전히 맛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 짧은 만족감이 바로 야식의 본질 아닐까요? 맛과 향 속에서 세상의 모든 무거운 생각들이 잠시 사라지는 경험 말입니다.
야식은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것은 때로는 스스로를 위한 작은 보상이자 위로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밤 어떤 야식을 선택하셨는지요?
윤태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