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와 게임으로 친해진 후배가 있다. 얼마 전 대뜸 연락이 오더니 안부를 묻는다.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라고 어색하게 대답했다. 후배의 말에 오래 묻어두었던 감정들이 되살아난다.
'괜찮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스친다. 잘 지내고 있긴 하지만 잘 지내오진 못했다. 통화가 끝나고 미묘한 기분이 들어 곰곰이 생각해 본다. 지난 일과 감정을 되새기고 나서야 다시 괜찮아짐을 느낀다. 결국 괜찮다는 건 똑같지만 이전보다 훨씬 더 괜찮아졌다.
안부 그 자체가 특별하다. 단순히 상대의 상황을 묻는 것이 아니라 잘 지내길 바라는 기도와 소망을 담고 있다.
안부는 어쩌면 우리가 타인과 연결될 수 있는 가장 소박하고 따뜻한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짧은 인사말 한마디 속에는 상대를 향한 기원과 관심이 담겨 있죠. '잘 지냈어?'라는 단순한 물음은 표면적으로는 일상의 인사에 불과할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상대방의 안녕을 바라는 진심이 깃들어 있습니다.
얼마 전, 대학 시절 만화와 게임을 통해 친해진 후배가 갑작스럽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어왔습니다. 저는 평소처럼 '잘 지내'라고 답하려다 멈칫했습니다. 정작 제 마음은 그렇게 간단하게 답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대신 저는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라는 모호한 대답을 했습니다. 후배와의 대화는 짧게 끝났지만, 통화가 끝난 뒤에 묻어두었던 감정들이 하나둘 떠올랐습니다.
잘 지낸다는 말은 단순히 현재의 안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과정과 감정까지 포함하는 것 같습니다. 후배의 안부 인사로 인해 저는 오랫동안 잊고 있던 감정들을 꺼내볼 수 있었습니다. 지나간 일들을 떠올리며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마음의 잔여물을 마주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저는 비로소 '이제는 정말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했습니다.
안부는 단순히 현재의 상태를 묻는 말이 아닙니다. 그것은 상대방의 삶 전체를 향한 관심과 배려를 담고 있습니다. 안부를 묻는 행위는 서로의 마음을 잇는 다리가 되고, 대화의 첫 단추를 끼우는 역할을 합니다.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안부를 묻는 일은 그 사람에게 큰 위로와 의미를 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안부를 묻는 것을 미룰 때가 있습니다. '다음에 연락해야지', '지금은 타이밍이 아닐지도 몰라'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막곤 하죠. 하지만 안부를 묻는 데는 특별한 타이밍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마음이 닿는 순간, 손을 뻗어 '잘 지내?'라고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짧은 인사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와 의미가 될 수 있으니까요.
윤태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