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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디즈 Sep 02. 2019

자본금 0원에서 2년 만에 매출 8,000% 성장하다

(주)테바 최상필 대표

대한민국 경제 주축은 제조업이라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 제조업을 혁신하기 위해 정부에서 이른바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 대대적으로 발표했지요. 그러나 일본의 수출 규제와 같이 예측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제조업계는 끊임없이 도약과 정체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제조업 스타트업 경우 상황은 더 어렵습니다. 자금을 조달하고 제품개발을 완료해도 얼마가지 않아 대기업이 기술탈취하는 경우도 빈번해요. 이렇듯 예측하기 힘든 제조업 사업자의 어려움은 어떻게 넘길 수 있을까요?


여기 제품개발 자금 마련 어려움부터 대기업의 카피(copy)품 출시에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온 제조회사 (주)테바가 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주)테바 최상필 대표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주)테바 소개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집안 살림의 편리함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는 (주)테바 최상필 대표입니다.

사업을 하시기 전엔 어떤 일을 하셨어요?
15년차 샐러리맨이었어요.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레이저프린터기 부품 개발산업 쪽에서 일했었죠.

어떻게 친환경 거름망 개발을 하시게 되셨나요?
먼저,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부터 말씀드려야 겠네요. 오랫동안 몸담았던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생활도 힘들어졌어요. 그러다 보니 ‘내가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지속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죠. 원래 고민이 생기면 청소를 하잖아요?(웃음) 설거지를 하는데 음식물 쓰레기가 그날따라 더럽고 거슬리는 거예요. ‘내가 이제 이런 걸로도 스트레스받아야 하나' 싶더군요. 그냥 거름통하고 음식물이랑 다 갖다 버리고 싶었어요. 순간 거름통을 매일 씻지 않아도, 음식물과 함께 버릴 수 있는 거름망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사업을 시작하시는 데 빠른 판단을 내리신 것 같아요.

글쎄요, 그 당시 저에게 대안이 없었어요. 가장으로서의 책임이 컸기 때문에, 뭔가 시작하는 게 중요했거든요.



자본금 0원으로 국내 최초 생분해 거름망을 개발하다


(주)테바가 최초로 생분해되는 거름망을 개발하신건데, 제품개발을 하는데 힘드신 점도 많았을 것 같아요.

제품개발을 할 때는 솔직히 정말 힘들었죠. 음식물과 함께 녹는 친환경 거름망을 개발하려면 생분해 분야를 알아야 했는데 사실 생분해는 제 전공분야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논문을 쌓아놓고 공부했어요. 또 천연성분이 들어간 제품이다 보니까 처음엔 뜨거운 물에 닿기만 해도 제품이 녹아내리는 거예요. (웃음)

사실 폴리나 PE 같은 화학성분을 넣으면 해결될 일인데 그럴 수 없잖아요. 뜨거운 물에도 녹지 않는 친환경 성분의 내열 핵제를 찾는데만 6개월이 소요됐어요. 그렇게 힘들게 제품개발을 했는데 문제가 또 발생했죠. 바로 자본금 부족이었어요. 


정말 산 넘어 산이네요. 자본금이 있어야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을 텐데, 어떻게 하셨나요?

제일 처음 도전했던 건 R&D사업 신청이었어요. 다행히 사업선정이 되었고 개발을 지속할 수 있었죠. 그런데 나라 사업에도 민간부담금이란 게 있어요. 당시 전 민간부담금을 낼 형편이 되지 못했거든요. 결국 금융권 도움을 받아 부족했던 자본금을 겨우 마련할 수 있었어요. 마이너스 통장으로 사업을 시작한 셈이죠.  


정말 사연이 많은 제품이었네요. 이쯤 되니 궁금해요. ‘바로톡’은 어떤 원리로 음식물쓰레기와 녹는 것인가요?

생분해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의미해요. ‘바로톡’은 이 생분해를 촉진시키는 전분과 같은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서 만든 제품이에요. 자랑이긴 하지만, 사실 R&D 사업을 시작하려면 제품의 모든 배합표를 공개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이 배합표를 보고 제품의 신빙성을 따져보는 거죠.

그래서 R&D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은 국가에서 검증을 받은 제품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덧붙여서, 저희는 최초로 생분해도 시험(FITI)을 통해 ‘바로톡'이 썩어서 퇴비가 됨을 증명한 유일한 기업이에요.




1년 6개월만에 등장한 카피(copy)제품,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


이렇게 힘들게 개발한 제품인데 1년 6개월만에 카피(copy)제품이 나왔다고 들었어요. 정말 속상하실 것 같아요.

허망했습니다. 창업하고 제품 개발까지 누구나 쉽지 않겠지만 저는 자본금 0원에 국가R&D 사업 민간부담금도 마이너스 대출로 겨우 금액을 맞출 수 있었는데 1년 6개월 만에 바로 카피(copy)품이 나오니까요. 그것도 한 기업이 조직적으로 여러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해서 소비자에게 혼선을 주면서 말이에요. 뭐 나중에 알았지만 벌써 많은 기업이 피해를 봤더라고요. 당연히 처음엔 제게 특허증이 있으니까 소송을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소송을 진행하면 일단 양사 모두 제품 판매를 중단해야해요. 


이유가 무엇인가요?

어떤 기업이 잘못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죠. (웃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때까지 판매를 중단하는데 대기업은 큰 타격이 없겠지만 저희같은 스타트업은 타격이 크죠. 제 자존심을 위해 무리하게 소송을 진행할 순 없었어요. 직원들도 있었으니까요. 소송으로 시간과 자금을 사용하는 것보다 그들이 따라올 수 없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자라고 임직원들과 합의를 봤습니다. 


임직원분들과 합의를 보는 과정이 어렵진 않으셨나요?

오히려 반대에요. 임직원분들이 저를 다독이면서 ‘대표님 저희 더 좋은 제품 만들어봐요'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고마웠죠. 그래서 약 8개월 후 개발한 게 거름망에 초파리 및 해충이 꼬이지 않는 ‘바로톡F’를 완성했어요. 지금 (주)테바의 주력 상품입니다. 나아가서 그 제품 배합으로 야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식탁보’와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버리는 ‘바로백' 등을 개발하게 되었죠.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던 순간 같아요.


한편으론 대기업에서 또 카피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데 어떠신가요?

큰 걱정은 안돼요. 왜냐면 저희도 특허를 받는 것이 까다로웠어요. 정말 해충이 꼬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영상, 연구결과를 증거자료로 제출해서 얻은 강력한 특허증이거든요. (웃음) 그리고 무엇보다 배합이 중요해서 쉽게 카피하지 못할겁니다. 


사실 시중에 음식물을 손쉽게 해결하는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어 있는데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주)테바를 선택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정확하게 파악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사업 초반에 대형마트에서 행사를 많이 했어요. 그날도 L사 마트에서 ‘바로톡’ 시연을하며 행사를 하는데 앞에서 보시던 한 주부께서 이러시는거에요. “아휴~ 난 이거 복잡해서 못하겠다.”라고요. 순간 ‘아 오늘 행사 힘들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같이 오신 분이 “매일 그 지저분한 거름통 닦는 것 보단 100배 낫다. 난 이제 지긋지긋해.” 라고 하시는 거에요. 그때 고객의 정확한 니즈가 무엇인지 깨달았어요.

무엇이었나요? 

당시 ‘바로톡'의 셀링포인트(Selling point)는 ‘음식물과 함께 버리는 거름망'이었어요. 기능을 알리는데 집중했던 것이죠. 그런데 제품의 메인타겟인 주부의 니즈는 ‘매일 설거지를 하면서 더러운 거름망을 함께 닦아야 하는 곤혹스러움'에 있었던 것이에요. 그날 이후 셀링포인트를 바꿨어요. ‘주부의 편리함을 위한 거름망’으로요. 주부도 더러운 거름통을 만지기 싫은게 당연하니까요. 


초파리 회피용 거름망 시험성적성(좌)/ 분해성 인증 사진자료(우)



166명의 투자자와의 만남 그리고 새로운 시작


최근 와디즈에서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성공을 하셨어요.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성공 비결이 무엇일까요?

투자자분들과의 지속적인 소통도 있겠지만 제일 중요한 게 마음가짐 같아요. 말로만 좋은 컨셉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실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요. 예를 들면 (주)테바에서 지금 영업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꾸밈없이 보여주는 것이죠.  그렇게 생각하고 준비하니 투자자분들의 피드백에 진실된 답변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많은 투자자가 생긴다는 것이 경영자의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일일 수도 있는데 어떠세요?

정말 솔직히 말하면, 편딩을 준비할 땐 부담스러웠어요. 그런데 펀딩 오픈한 날, 그 생각이 확 바뀌었어요. 저희 투자자분이 총 166분이에요. 그 중 몇몇 분들은 실제로 만나뵙기도 했는데,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조언도 해주셔요. 든든해요. 166분의 아군을 얻은 기분이거든요. 

166분의 투자자분들을 ‘아군'이라고 생각하셨네요. 펀딩 종료 후 변화가 있었다고 들었어요. 어떤 것인가요?

직원들의 사기가 변했어요. 회사의 분위기도 변하고 외부에서 바라보시는 시각도 변했어요.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제 자신인 것 같아요. 166분의 투자금을 정말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펀딩이 종료된 그 달 R&D 사업을 다시 신청했습니다. 5월 15일 펀딩이 종료되었는데 그 달 20일 R&D 사업 발표평가가 있었으니까 정말 숨 가쁘게 움직인 거죠. 다행히 지원사업으로 선정되었어요. 


마지막으로 (주)테바를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한마디 해주세요.

저희 (주)테바를 사랑해주시는 투자자/소비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앞으로 ‘이런 기업 하나쯤은 있어서 조금은 든든하구나'라는 생각하실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투자자분들께는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소비자분들께는 책임감 있고 믿음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늘 노력하겠습니다. 



(주)테바는 와디즈 투자 펀딩으로
약 2억 2천 3백만 원의
투자금를 유치했습니다. 

테바 투자 펀딩 프로젝트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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