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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디즈 Oct 20. 2017

나누고 싶은 공간

공간을 통해 브랜드를 정의하다, 와디즈 커뮤니티.

#0 자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 사람들이 회사를 만든다

처음 리더가 되었을 때, 너무 두려웠다. 그때 나를 보며, 위로가 되었던 말은 "자리가 사람을 만드니, 걱정 말라"였다.  대체 무슨 말이세요. 라며 어리둥절해하며 울던 2010년의 그날 밤이 생각난다. 실제로 리더 자리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생각과 태도 같은 것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디자인 퀄리티에만 관심 있던 디자이너에서 디자이너를 성장시키고 이끄는 관리자로 변화되는 시기였다. 그 이후부터 나는 변화가 필요한 시기마다 자리, 곧 환경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나에게만 통하는 방법이 아니라 와디즈 브랜드를 정의하는데도 힌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공간이 그 기업의 브랜드를 정의할 수 있을까?


머물고 싶은 공간 와디즈 빌리지에 이어, 10월 16일 나누고 싶은 공간 와디즈 커뮤니티를 오픈했다. 브랜드를 접목한 두 번째 공간 작업이었다. 두 번은 좀 쉬울 줄 알았는데, 할수록 어렵다. 세상엔 쉬운 일은 하나도 없나 보다. 와디즈 커뮤니티를 만들면서 브랜드 로망이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준을 삼았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1 숨 쉬듯 자연스레 공감할 수 있기를

수많은 기업들이 임직원들이 한 방향을 보게 하기 위해 고민한다. 근무시간에 유료 강의를 듣고, 자주 볼 수 있는 벽에 글귀를 새겨 넣는다. 보통 인사팀에서만 고민하는 이 이야기를, 와디즈 브랜드를 맡아 진행하면서 가장 핵심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기업문화와 맞닿아 있는 인터널 브랜딩. 

2012년 설립된 와디즈는 국내 스타트업 중에서 역사가 짧은 편은 아니지만, 전 세계 모든 기업들 속에서는 아직 시작단계에 있는 곳이다. 구성원이 10명일 때는 대표이사가 맨투맨으로 소통하며 기업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지만 30명만 돼도 기업문화의 혼란기가 찾아온다. 

이제 70명이 넘은 와디즈는 어떻게 하면 숨 쉬듯 자연스레 기업의 가치에 멤버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그러던 중, 공간 확장이라는 과제가 주어졌고, 자리가 사람을 만들듯, 환경이 인간을 지배하듯, 공간에서 그 해답을 찾아볼 수 있기를 고대하며 커뮤니티 공간 작업은 시작되었다. 


#2 아날로그의 힘으로 브랜드의 근간을 강화시키다

디지털은 빠르고 편리한 대신 휘발성이 강하고, 아날로그는 느리고 불편하지만 그만큼 진한 향과 취향을 만들어낸다. 공간이 그 기업을 정의할 수 있다면, 코어 근육이 단단한 브랜드가 되는 근간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고객들과의 가장 큰 접점을 가지고 있는 플랫폼의 브랜드 강화에 대한 중요도만큼 공간에 힘을 쏟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이다. 

수많은 갈림길 중 우리가 선택하는 길이 우리를 보여주는 가장 큰 지점이 된다. 와디즈 커뮤니티 확장은 와디즈에게 커다란 결정이었다. 200평의 업무공간을 가진 회사가 100평의 카페테리아 공간을 갖는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전달되는 바는 이미 크다. 




#3 처음, 와디즈를 만나는 순간

한번 만나볼까? 가벼운 마음에서 시작된 우리의 관계가 어느덧 2년 차 연인관계로 발전하였다. 첫 만남은 강렬했다. 이제 갓 일을 시작한 그는 세상에 대한 사명감이 뚜렷했다. 친절해 보였지만 그 선한 눈매 속 사업가적 투지가 보여 더 매력적이었다. 진정성 있는 그. 내가 와디즈라는 사람을 만난 첫인상이었다. 일부러 잘나게 보이려고 외향적이기보다, 내향적인 그는 시간이 갈수록 더 깊은 향을 내게 주었다. 

와디즈를 처음 만나는 2년 전 나처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그런 동네 친구처럼. 네가 하는 모든 일을 응원한다는 눈빛으로 따뜻하게 여유 있게 바라봐주는 그런 공간이 있다면... 좋을까? 백색소음과 함께 프라이빗한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 가벼운 맥주 한잔, 프리미엄 커피 한잔으로 유연한 사고를 불러일으키는 공간. 평온한 마음을 만들어주는 향기와 음악이 있는 공간. 전면 유리창 너머 펼쳐지는 넓고 쾌적하게 자연, 노을을 볼 수 있는 여유 있는 공간. 주입식 가치 전달이 아니라 와디즈의 아날로그적 진한 향에 취할 수 있다면, 애정을 쏟아 멋진 일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느낀 와디즈의 첫인상이 커뮤니티 공간과 닮아 있다고 느낄 수 있다면, 브랜드 책임자로서 정말 뿌듯할 것 같다.



#4 와디즈-다운 공간 그리고 이야기

완벽할 때보다 완벽을 향해 갈 때 만남이 더 멋지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를 향해 가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 매력은 강렬하게 느껴진다. 상처 없는 사람보다 상처를 극복해 웃는 사람이 더 멋지다. 그런 멋진 사람들과 함께 와디즈의 멤버로 있음을 강하게 확인하며, 나도 그런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게 된다. 고되서 우울하기보다 함께여서 즐거운 사람들. 와디즈 멤버 모두, 각자 합류하게 된 히스토리는 제각각이지만, 강직하면서도 긍정적인 미래에 대해 희망을 품고 있는 그런 사람들이 모여있다. 와디즈에서 처음을 맞이하는 메이커에게, 처음 와디즈를 만나는 순간. 그 모습이 자연스레 드러나, 여유 있고 당당하게 헤쳐나가는 열정적인 와디즈를 만나고 왔다고 하는 분들이 많아질 수 있다면 좋겠다. 



#5 처음 오픈한 카페처럼

와디즈 커뮤니티는 앞으로 와디즈 멤버를 위한 유연한 업무&미팅 공간이 될 것이다. 이제 막 커뮤니티 인프라만 마련되었고, 와디즈의 이야기들이 디지털과 아날로그 두 공간 속에 왁자지껄 숨 쉬듯 존재하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많은 분들이 아끼고 사랑해준다면 처음 오픈한 카페처럼 매일 당신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와디즈 커뮤니티는 우리를 진심으로 아껴주시는 고객들과 만나는 접점으로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하며 다양한 확장 방향에 대해 고민 중에 있다. 




#6 사람이 곧 브랜드

어디에 있든 모바일이라는 작은 화면 안에 빠져 현재의 공간을 자주 잊곤 하는 나. 그 이유 때문인지, 사춘기 때보다 스스로에게 더 자주 질문을 던진다. "나는 누구고, 어디에 있는지, 누구와 있는지"를 끊임없이 묻고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열정 가득 멋진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음"을 매 순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면, 각자가 묻는 그 질문에 예상보다 훨씬 멋진 답안지를 갖게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이 세상에 내가 오롯이 서있을 수 있는 존재 이유를 자각하는 것. 
브랜드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 

와디즈의 존재 이유를 자각하는 공간, 와디즈 커뮤니티.






Thanks To 

첫 번째에 이어 두 번째에도 많은 도움을 주신 시공사 분들. 20년 차 장인분들과 1년차 디자이너의 조합으로 고생 많으셨다. 키노트로 만든 도면이 계속 바뀌어도 잠깐의 당황 후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주셨고, "현주 프로, 또 혼나면 어떡해?"하며 깔끔하게 마무리해주셨다. 

그리고 와디즈가 직접 시공사와 작업하다 보니, 와디즈 멤버들의 도움도 1달간 많이 필요했다. 구멍 난 부분을 매우기 위해 뛰었던 채경희 프로님, 다양한 업무 중에도 하루에도 몇 번이나 부름에 응해주었던 이희주&김경은 프로님, 온갖 IT장비의 세팅을 도와주셨던 홍무열&남상수 프로님. 무엇보다 큰 결정 하여 큰 비용 써주신 회사에도 감사드린다. 


작업 후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쓰기 시작한 와디즈 매거진. 처음부터 지금까지 글쓰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에게 길라잡이 같은 존재인 와디즈 매거진팀인 재영, 예은, 혜원, 서진에도 감사드린다. 




이번 커뮤니티 인테리어 작업도 외주가 아닌 모든 걸 직접 진행했다. 익숙하게, 즐겁게 응해준 멤버들에게 감사하다.
내부에서 진행하면 디자인비를 많이 아낄수 있다. 그만큼 빈틈도 많지만, 우리만의 그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





와디즈에서 브랜드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조현주입니다. 좋은 회사가 좋은 브랜드가 되기를 바라는 사명감으로 와디즈에 온 지 이제 1년이 되어갑니다. 현실의 과제 속에서 브랜드의 방향에 대한 확고함을 갖고 다양한 질문을 하며 배워가고 있습니다. 이 기록이, 기업가들에게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일을 시작하며 브랜드를 정의한다"는 것에 도움이 된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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