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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디즈 Nov 06. 2017

기존 투자 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조금은 특별한 관계

좋은 기업과 좋은 투자자가 만나는 곳


영화 투자 판이 달라졌다. 불과 2년 새 벌어진 일이다. 철저하게 '영화 성적'으로만 결정되던 투자자와 기업(피투자자)의 관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보통 영화의 수익이 나면 함께 했던 사람들이 모두 모여 축하하지만, 영화의 손실이 나면 투자 유치를 진행했던 팀원들이 투자자들에게 일일이 미안하다는 연락을 돌려야 한다. 

그런데 와디즈 펀딩을 통해 투자자를 만난 영화들은, 기존의 영화 투자 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조금은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 특별한 관계를 맺은 주인공은 바로 영화 <눈길>과 영화 <패트리어트 데이>이다.







01. 두 프로젝트의 공통점


<눈길>과 <패트리어트 데이>는 전혀 다른 소재를 다룬다. 하나는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다른 하나는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그런데도 와디즈 펀딩을 진행했던 이 두 프로젝트는 공통점이 있다. 


✔︎ 대규모 투자 시사회

<눈길>과 <패트리어트 데이>는 네 개의 상영관을 꽉꽉 채운 관객들(900~1,000명)이 미리 영화를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한 사례의 프로젝트이다. 사실 영화계에서 영화 완성본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금기시되던 룰이었다. 하지만 영화를 만든 사람들과 배급/수입을 결정하는 사람들, 메이커의 자신감이 전제되었기에 시사회 또한 진행될 수 있었다. 그리고 시사회 참석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두 프로젝트는 각각 3억, 2억 원의 자금과 300여 명의 투자자들을 확보했다.

<눈길> 시사회 참석자 인터뷰
<패트리어트 데이> 시사회 참석자 인터뷰


✔︎ 기업의 확고했던 가치 실현 의지

<눈길>의 메이커(배급사)와, <패트리어트 데이>의 메이커(수입사)는 모두 가치 실현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다. <눈길>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제대로 된' 영화가 나와야 된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배급을 결정하였다. 기존에 만들어졌던 위안부 이슈 영화가 굉장히 자극적이었기에, 그 이슈를 조금 더 섬세하고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는 의지가 영화의 배급으로까지 이어졌다. 

<패트리어트 데이>는 한국에 필요하지만 한국에 없는 것을 전하고 싶다는 의지 덕분에 수입이 결정되었다. 메이커분이 처음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보았을 때, 세월호 사건이 떠올랐다고 한다. 보스턴 테러 사건이 해결되던 일련의 과정이 우리나라의 그것과 굉장히 상반되었기에 수많은 감정이 교차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IR에서는 담지 못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제야 전한다)


✔︎ 투자자와 피투자자 간의 의미 있는 만남

안타깝게도 두 영화는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메이커들은 300여 명의 투자자들에게 의미 있는 투자 경험을 선물했다. 그 이야기는 아래에서 하나씩,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02.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으로 #가치투자를 실현하다


<눈길> 프로젝트의 시작은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했던 딱 작년 이맘때였을 거다. KBS에서 드라마로 방영됐던 작품 <눈길>이 영화 버전으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배급을 맡게 되어 꼭 잘 진행해보고 싶다는 메이커(배급사) 분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1시간 반 정도 진행되었던 미팅 시간 내내 메이커 분들의 진심과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영화를 보았을 때에는 눈이 너무 부어서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을 쏟아냈다. 직접 겪었던 일이 아닌데도, 당시의 슬픔과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져 몸을 들썩이며 울었다. 이 영화가 와디즈 펀딩으로 자금을 모아 꼭 개봉했으면 좋겠고, 이 영화를 통해 잊지 말아야 하는 역사 문제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좀 더 가치있는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와디즈 펀딩 수익금의 20%를 위안부 시민단체에 기부하기로 한 투자 조건까지 세팅하면서, 와디즈 최초의 수익 기부형 투자 상품이 탄생했다.


1,000여 명이 참석한 투자 시사회에서 75%의 참석자들이 투자 의사를 내비쳤고, 첫 목표금액이었던 4천만 원은 30분 만에 모집되었다. 그리고 3억 원으로 증액 후 두 번째 목표금액도 이틀 만에 모집되었다. 하지만, <눈길>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커는 와디즈 펀딩 투자자들에 대한 감사함으로, 원금 이상의 투자금을 돌려주기로 결정했다. 극장 매출만 따졌을 때에는 손실이 맞지만, 2차 부가판권 등 모든 수익에 대한 정산으로 투자자들의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엄청난 결정이었다. (20년 넘게 영화 투자 판에 몸담아 오셨던 분의 말에 따르면, 이런 사례를 두번째로 보셨다고 한다. 그만큼 절대, 쉽게 내릴 수 없는 결정이다) 누구보다 먼저 영화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 와디즈 펀딩 투자자들에게 메이커 또한 신뢰로 화답한 것이다.


이에 따라 펀딩 수익금의 20%를 위안부 시민단체에 기부하기로 한 약속도 이루어졌다. 펀딩 수익금의 기부처를 메이커가 독단으로 결정하기보다 투자자들이 기부하고 싶은 단체를 직접 선택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기부가 될 것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리고 수익금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비율로 각 시민단체에 기부되었다. 메이커의 용기 있는 결정으로 투자자들의 #가치투자가 실현된 셈이다.




03. 끊임없는 투자자와의 소통으로 #믿음을 얻다


<패트리어트 데이> 프로젝트의 IR 콘텐츠를 위해 메이커(수입사 대표님)를 만났던 날도 굉장히 강렬한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영화 씬에 몸담고 있는 분이구나' 하고 바로 알아챌 정도로 예술감과 존재감을 뿜어내시던 그 분은, 영화 수입에 대한 건강한 가치관 또한 뿜어내고 있었다. 인터뷰 과정에서 그가 보여주었던 영화에 대한 열정을 투자자들도 꼭 알아봐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콘텐츠를 제작했다.


메이커의 열정이 예비 투자자들에게도 전달된 걸까, <패트리어트 데이> 프로젝트 역시 빠른 시간 안에 2억 원 모집에 성공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메이커와 투자자 간의 '소통'이다. 마케팅/홍보 방법부터 확보된 스크린 개수까지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지만, 메이커는 상세하면서도 자신감이 묻어나는 답변을 정성스럽게 달았다. 성실하고 투명한 답변들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펀딩 금액은 모집 기간 동안 꾸준히 올라 목표 금액을 성공적으로 모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손익분기점을 달성하지 못했고, 투자자들의 손실은 확정되었다. 담당자 입장에서도 안타까운 일인데, 300여 명의 투자자들에게 이 상황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 메이커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투자자들을 네이버 밴드에 초대해서 프로젝트 이후에도 마케팅 계획, 진행 상황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영화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인 메이커에게 몇몇 투자자들이 이렇게 말한 것이다.

 "비록 영화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당신의 열정에 깊이 감동했습니다. 물론 투자 손실이 발생한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당신의 열정이 다음 영화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할 거라 믿으며, 좋은 영화의 수입을 위한 잠재력에 투자했다고 생각하려 합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투자 손익률?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와디즈에서 진행되는 투자의 과정과 결과들을 보면, 기존 금융 시장의 과정과 결과를 조금씩 벗어나는 것들이 등장한다. 그렇다고 해서 와디즈 펀딩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를 하느냐? 절대 그렇지 않다. 이들의 질문과 피드백을 살펴보면, 전문 투자자들 못지않게 날카롭고 신중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아챌 수 있다. 와디즈 서비스 또한 투자자들이 신중을 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업과 투자자 간 오픈되어 있는 피드백 창은 물론, 기업에게 직접 전화하여 물어볼 수 있는 연락처도 공개되어 있고, 투자에 필요한 모든 자료들 또한 공개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기하다. 와디즈에 모이는 사람들은 달라도 뭔가 다르다. 영화 흥행에 실패한 피투자자가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제공하고, 영화 흥행에 실패한 피투자자에게 투자자들이 '괜찮다'라는 말을 전하는 투자 시장이 존재할 수 있을까? 와디즈에서는 실현되고 있다. 실패했더라도 비난을 보내지 않는 사람들,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도록 응원을 보내는 사람들. 와디즈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가득하다. 이들이 금융 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와디즈가
이렇게 멋진 이들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으로,
튼튼하게 그리고 오래도록 
뿌리내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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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미지: 금혜원

영상: 신글라라

투자 콘텐츠디렉터 금혜원입니다. 좋은 기업들이 좋은 투자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마음 한편은 설레는 기업의 마음으로, 또 다른 마음 한편은 궁금한 투자자의 마음으로 스토리를 만들고 다듬습니다. 반기반투(반은 기업, 반은 투자자)의 마음으로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더 잘, 재밌게, 그리고 알차게 전할 수 있도록 하나씩 담고 있어요. 

살짝 대책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만 먹으면 뭐든 못하겠나 싶은 인생 낙천주의자이기도 합니다. 사람들 사는 따듯한 이야기, 여행, 영화 그리고 책을 좋아합니다. 글 쓰는 걸 생활화하려 노력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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