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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인범 Oct 24. 2015

어느 스타트업 대표의 편지

우리회사 채용공고가 편지로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스타트업들의 채용공고는 그것 자체로도 마케팅이자 홍보수단이다. 한 때 대기업 취업에 잠깐 뛰어들었던 때를 돌이켜보니, 그들의 채용페이지에서 활력이라는 것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오히려 이력서 양식은 어디에서 확인이 가능한지, 회사의 인재상은 어디서 찾아볼 수 있는지, 지원기간은 언제까지인지 찾아보기 바빴던 것 같다.


스타트업 세계에서 살아가며 수많은 회사들의 채용공고를 본 것 같다. 어떤 스타트업들의 채용공고는 너무 재미 있어서 그것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되는 경우도 본 것 같다. (나도 들어가고 싶어지더라)


내가 일하는 와디즈에서는 올해 4-5번의 채용을 공개/비공개 형태로 진행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의 와디즈 멤버가 꾸려졌다. 6-7명 멤버였던 시절이 불과 1년전이었는데, 어느새 25명 규모의 스타트업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좋은 사람을 '모시는'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얼마전 쥐도새도 모르게(물론 누군가는 알고있었겠지만)  우리 회사의 채용소식이 대표님의 sns 타임라인에서 공개되었다.

 (채용공고 메인으로 활용된 사진의 주인공들이 대표님에게 초상권을 주장하고 있다)

유명 연예인과 동명이인인 우리 대표님이 다음 날 채용공고를 혼자 올이유를 밝히셨다.

"다들 바쁘잖아요..."  (오랜만에 대표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대표님의 타임라인을 통해 공개된 와디즈 채용공고는 빠른 시간에 확산되기 시작했고 스타트업 관련 커뮤니티와 페이지에서 공개되며 큰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채용공고 확산을 위한 별다른 계획이 없었음에도 이렇게 한 사람(대표님)의 힘으로 확산되는 것을 보니 마케팅을 담당하는 내 입장에서는 뭔가 알 수 없는 위기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대표님보다 못하면 어떻게하지?)


본론으로 돌아와, 하루하루 업데이트 되고 있는 채용공고를 보면 마치 한 자 한 자 진심을 담은 편지처럼 느껴진다. 측근이라 그런 것일 수 있겠지만, 실제로 이런 채용공고를 본 적이 있었는지 괜스레 생각이든다. 왠지 지금도 업데이트를 하고 계신 것은 아닐까 싶다. '대표님의 편지'에 적혀 있는 몇가지 표현을 아래에 적어보았다.


"희생정신을 가진 분을 찾습니다. 전략기획업무는 다른 일보다 더 힘들 수 있습니다." (전략기획팀)


"와디즈는 젊은 회사이기 때문에 경영지원 업무는 단계별로 세팅되어가고 있습니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기질이 가장 중요합니다." (경영지원팀)


"전국민이 크라우드펀딩을 1번씩 경험해 보게 하겠다는 이야기를 현재 마케팅 팀장이 항상 부르짖는 말입니다. 브랜드 컨설팅, 광고기획 및 매체 실행까지 해본 분이면 정말 좋겠습니다" (마케팅팀 - 이 글을 쓰기 하루 전, 나와 대화를 나누고 이렇게 업데이트 해주셨다. 지금 살짝 소름이 돋았다.)


"내가 좋아하는 산업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발굴하여 해당 산업의 Rising star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게 됩니다" (영업팀)


"투자자 입장에서 피투자 대상을 심문하듯이 하는 투자가 아니라 좋은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깊은 호기심과 상대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을 가진 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투자팀 - 이런 팀도 생기나보다)


"좋은 인재를 모시는데 그거야 당연한거 아닌가요?" (아직 재직중이기 때문에 야간이나 주말에 면접이 가능할까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


"start-up 이잖아요 ~속도가 항상 중요하죠!" (채용 인터뷰가 바로바로 진행되나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


이 편지를 보고 지원하는 분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리고 연말, 연초 새롭게 합류할 분들이 새삼 정말 훌륭한 분들이지 않을까하는 큰 기대감도 생기기 시작했다.


채용공고, 아니 대표님의 편지를 읽어가면서 이 글을 작성하는 중 F5키를 몇번 눌렀다. 그리고 지금도 내용이 수정되고 추가되고 있다. (내용이 불충분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 대표님은 완벽주의자다.)


아마도 이 편지는 당분간 내용이 계속 길어질 예정인가보다.



>>계속 업데이트 되는 와디즈 신혜성 대표의 편지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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