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온기

- 참 다행이야, 당신이 있어서.

by 임일규

우리는 악수를 하거나, 포옹을 하거나, 등을 토닥이거나, 가만히 손을 잡아주기도 한다. 이런 행위는 반가움과 친밀함을 전달하기도, 위로를 주기도, 눈물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렇듯 서로의 몸이 닿는 행위는 전류가 흐르듯 감정을 흐르게 한다.


감정의 종류는 다양하다. 때로는 너무나 분명하고 때로는 스스로도 그 감정이 무엇인지 몰라 혼란스럽다. 어떤 포옹은 반가움이고, 어떤 포옹은 아쉬움이다. 어떤 악수는 온화함이고, 어떤 악수는 전쟁의 시작을 알리기도 한다. 언어가 달라서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킨십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경험에서 비롯된 확신이다).


나도 악수를 좋아하고 포옹을 좋아한다. 그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나의 반가움과 애정을 말없이도 전달할 수 있다(물론 상황과 상대에 맞는 스킨십은 중요한 매너다). 하지만 전염병이 성행하는 요즘에 스킨십은커녕 나의 표정조차 마스크에 가려져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 이른바 비접촉의 시대를 겪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유일하게 온기를 느낄 수 있는 한 사람. 내가 먹던 음식은 입에도 대지 않는 사람이지만 내가 유일하게 힘껏 안을 수 있는 사람. 만 번도 넘게 안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세월을 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 좋아지는 사람. 어여쁜 당신.


비접촉의 시대에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당신이 있어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젯밤에. 십 년이 지나고 삼십 년이 지나고 오십 년이 지났을 때도 당신의 온기가 이토록 벅차기를. 당신을 안는 나의 손길이 언제나 따뜻 하기를. 오늘 밤에도 당신을 안고 내가 살아있음을, 살아가는 것이 행복임을 다시금 느끼며 잠들겠지.


참 다행이야, 당신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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