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연중행사에 대하여
연중행사. 누구나 매년 돌아오는 일들이 있다. 명절 때마다 친척들이 모이거나, 차례를 지내거나, 성묘를 가거나. 혹은 연말에 꼭 모이는 동창들이 있다거나 하는 등의 더 개인적인 연중행사들이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 누가 봐도 기독교스러운 이름의 친구 나단이의 손에 이끌려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연중행사가 추가되었다.
추수감사절, 부활절, 성탄절. 특별한 예배가 있는 날들이 생겼다. 20년 넘게 매 해마다 행사를 치르니 이제는 당연한 일들이 되었다. 연중행사.
올해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전염병으로 인해 연중행사들이 모두 축소되거나 취소되었다. 특별했지만 늘 해왔기에 그리 특별하지 않았던 일들이, 되려 다시 특별해지는 날들이 계속된다.
원래 어제 나는 교회에서 사무처리회를 하고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다가, 12시가 지나면서 성도의 교제 시간에 새해인사를 하고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새해 기도를 하고 새벽에 집에 들어와서 잠을 청했을 것이었다. 특별하지만 그게 당연한 하루였다.
하지만 어제와 오늘은 사무처리회도 송구영신예배도 드리지 않았다. 나는 처남과 아내와 집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 넷플릭스에서 좋은 영화를 찾아보다가 잠들었다. 특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특별하지 않은 이번 연말과 새해가 더 특별하기를 바란다. 돌아올 연말은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다시금 연말에 친구들을 만나고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간절히 바란다. 이런 오늘이 더 특별한 이유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새해는 더 행복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