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적 같은 우연들의 시작

생일, 그 어마어마한 기적에 대하여

by 임일규

우리는 많은 것들을 기념한다. 그리고 그날을 해마다 기억하고 지킨다. 해마다 한 번은 그날이 돌아온다. 내가 태어난 날. 혹은 당신이 세상에 태어난 날.


사실 누군가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모두에게 중요한 일은 아니다. 지금도 내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내가 모르는 누군가는 세상을 처음으로 마주하고 있을 터이다. 그러나 각자의 세상 안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나의 세상에서는 나의 아내 그림이의 탄생은 어쩌면 세상의 전부인 일이기도 하다.


그림이를 알지 못했을 때는 그녀의 세상에서 많은 축하를 받았을 것이다. 그녀의 가족, 친구, 혹은 당시의 애인. 2014년, 그녀는 나의 세상에 조심스레 발을 들였고, 어느새 가장 큰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해마다 12월 14일은 매우 특별한 날이 되었다. 각자 지내온 시간들과 더불어 우리를 만나게 해 준 수많은 우연과 필연들의 시작이 바로 1992년 12월 14일에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오늘 아침, 그녀와 같은 자리에서 눈을 뜨고 부스스한 얼굴로 생일을 축하해 줄 수 있음이 다시금 격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받고 싶은 축하가 있다면 뭐라도 해주고 싶다. 받고 싶은 선물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 되었든 가져다주고 싶다. 나의 세상. 아니 우리의 세상을 기꺼이 같이 만들어 준 그녀에게 아까운 것이 뭐가 있겠는가.


당신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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