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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뇽스 Apr 02. 2021

꿈에서도 ㅁㅅㅋ

대학원 유학시절, 토론 위주의 수업 형태가 너무도 낯설었다. 모국어로 진행되어도 부담스러운 수업들을 모두 영어로 2년간 해야 한다니. 첫 수업이 끝나고 진지하게 고민에 빠졌다.

"지금이라도 돌아갈까?"

"등록을 취소하면, 등록금을 전부 허비하지는 않을 테니, 돌아가서 동기들처럼 취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할까?"

같은 고민은 한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반복되었다.


이러한 고민이 긍정적인 에너지로 급 반전된 시점이 있었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 생각해보니 영어로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그 날이었다. 신기하게도 극도로 힘들었던 반년 간 반복된 고민들은 사라지고, 그 날을 계기로 설렘, 모험심 그리고 도전의식 같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샘솟았다. 수업에도 집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고, 자연스레 의견도 표현하였다. 과모임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였고, 대학원 동기들과도 허물없이 어울릴 수 있었다. 나의 유학생활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무엇인가에 과도하게 몰입하면, 관련된 꿈을 꾼다. 중요한 PT를 앞두고 밤을 새우며 준비할 때도. 어김없이 꿈속의 나는 그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긴장하고 준비하던 일이 꿈에서도 생생할 때면, 눈을 뜨고 생각한다.  

"준비가 꽤 잘 되고 있구나. 잘 될 것 같아."


얼마 전, 꿈에서도 늘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등장인물의 얼굴도 마스크로 반은 가리어진 꿈들을 매일 꾸게 되었다.


1년여간의 마스크와 함께 , Covid-Life  이제는 익숙해지나 보다. 거의  년이 어서야, 그간 꿈에 나타나지 않았던걸 보니, 금방 끝날 수도 있는, 아니 그렇게 되길 바라 왔던  같다.

역설적이게도 이제는, 마스크와 함께 살아가는 생활의 긍정적인 부분도 발견하고 있다. 면도에  신경을 쓴다던지, 감기가  걸린다던지, 불필요한 인사는 피할  있다던지  .  


더 이상 익숙해지고 싶지 않은 생활이지만, 이렇게 익숙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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