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me] 9화 - 때로는 독서에 미쳐서

이고양의 독서모임 이야기

by 이고양


* [For me]는 이고양이 직접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 경험하고 또 배워나간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글입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통해 독서의 즐거움과 독서모임의 매력을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 [For me]는 매주 금요일마다 에피소드 하나씩을 올리려 합니다. 이따금씩 쉬어가는 주가 생길 수도 있지만, 가능한 꾸준히 올리려 노력하겠습니다.








9화 - 때로는 독서에 미쳐서, 아니 독서모임에 미쳐서







흔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말한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그런데 독서모임을 운영해 보면, 가을은 독서를 하기에 그리 좋은 계절은 아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놀러나가기 바쁜 계절이 바로 가을이다. 독서모임 모임장 입장에서 보는 독서의 계절은 언제일까? 바로 5월과 6월. 늦봄과 초여름이 독서모임이 가장 활발해지는 시기이다.



꽃 피는 봄 동안에 들뜬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았으나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상태.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지만 마땅한 것을 찾지 못한 지금. 집에만 있기에는 날이 너무 좋은데, 나가 놀자니 조금은 더운 날씨. 시원한 카페에서 책 읽기에 딱 좋은 시기가 아닐까? 독서의 계절은 가을이 아니라 초여름일지도 모른다.



For me의 활동 내역을 살펴보면 당시의 5월과 6월은 정말 활동이 어마어마했다. 5월은 31일 중 23일을 벙이 열렸고, 6월에는 30일 중에 21일이 벙이 얼렸다.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1주일에 5일은 벙이 열린 셈이다. 이 시기는 운영진들도 열정이 넘쳤고, 회원들도 모임에 대한 애정이 넘치던 시기였다. 아니 초여름의 마법이 그렇게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런 분위기가 우리를 더 많이 참여하게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무엇이든, 초여름의 For me는 미쳤었다.



당장 나만 해도 그 시기가 1년 중 책을 가장 많이 읽은 시기였다. 모임에 그렇게 많이 나가면, 자연스레 독서량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비단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회원들 또한 마찬가지인듯했다. 회원들이 들고 나오는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야기를 나눠봐도 금방 알게 된다. 이 사람이 요즘 책을 열심히 읽는지 아닌지 말이다. 독서에 미치고 독서모임에 미치는 건 전염병인 듯 보였다. 그것도 전염력이 어마어마한 전염병.



그때는 참 많은 것들이 허락되었던 시기일 것이다. 가장 큰 것은 시간. 그럴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나도, 회원들도 말이다. 그 시기에 마침 일을 쉬거나, 일이 여유롭거나, 때마침 시간이 독서모임 시간대와 맞았거나. 그런 식으로 모두에게 시간이 허락되었기에 그렇게 미친듯한 활동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책에 모든 마음을 빼앗겨도 괜찮을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허락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책 외에는 딱히 마음을 뺏길 곳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어찌 되었든, 그 시기는 많은 것이 허락된 시기였고, 독서에, 그리고 독서모임에 미치는 것이 허락된 시기였다.



지금은 다시 그런 열정을 보이는 것이 어려울지도 모른다. 상황이 많이 달라졌으니까. 일도 많이 바빠졌고, 책에게만 마음을 쏟기에는 내 마음을 너무 많이 빼앗아 가 버린 사람이 생기기도 했다. (그 사실을 매우 만족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 그리고 예전처럼 회원들이 호응해 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따금씩은, 책에 푹 빠져있었던, 독서에 미쳐있었던, 아니 독서모임 그 자체로 살아갔던 시절이 그립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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