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마음을 아끼면 안되는 이유
이고양의 연애상담소
Drawing by 홍유. (그림의 저작권은 홍유에게 있습니다.)[이고양의 연애 상담소]
사랑하는 마음을 아끼면 안 되는 이유
사랑을 하면서 마음을 아껴 본 적이 있나요? 마음을 다 퍼주면 안 될 것 같아서 한 발 물러서 본 적이 있나요? 혹은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밀당'이라는 것을 해 본 적이 있나요? 일부러 나의 마음을 감추고, 아끼고, 억누르며 참아본 적이 있나요?
혹시.. 지금도 그러고 있나요? 그렇다면 당신이 꼭 해야 할 일과 꼭 알아야 할 일이 있습니다.
먼저 당신이 꼭 해야 하는 일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신의 마음을.. 잘 다독여주세요. 마음을 아끼는 이유는, 사랑에 상처 입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니까요. 마음을 아낌없이 다 내어주는 바람에 텅 비어버린 자신을 보며 상처 입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다 퍼주었으나 되돌려 받지 못한 아픈 경험 때문에, 그래서 우리는 그것이 두려워서 다 내어주지 못하게 됩니다.
그것은 어쩌면 두려움이라는 감정입니다. 나의 마음을 다 내어주는 것은 너무나 두려운 일입니다. 텅 비어버린 내가 될까 봐. 다시 되돌아오지 않을까 봐.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두려워서, 너무 무서워서 우리는 마음을 아끼는가 봅니다.
그러니 가장 먼저, 그 두려움에 사로잡혀있었던 마음을, 상처 입었던 그 마음을, 그래서 다시 누군가에게 내어주지 못하고 있던 그 마음을 똑바로 마주하고 꼭 끌어안아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말해주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쏟았던 그 일은.. 절대로 잘못한 것이 아니라고.
네 맞습니다 꼭 알아야 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것은 절대로 잘못된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이야말로 정답입니다. 사랑을 하고 싶다면 마음을 아끼지 않고 내어주어야만 합니다. 마음을 아끼게 된다면, 그래서 마음을 덜 받게 된다면, 서로가 남겨놓은 마음 만큼, 딱 그만큼 그 사랑은 불완전해집니다.
사랑은 내 마음을 남김없이 상대방에게 주는 것입니다. 정말로 한 끌 먼지 같은 마음마저도 남기지 않고 모두 퍼내어 주는 것. 정말 전심을 다하여 전력으로 사랑하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다 내어주고 텅 비어버린 나를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빈 공간은 상대방의 마음으로 채우는 것입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의 마음을 다 내어주고, 상대의 마음으로 나를 채우는 것. 나의 온 마음은 그 사람에게 가 있으며, 그 사람의 온 마음은 나에게 와 있는 것. 그것이 사랑 아닐까요?
물론 내가 텅 비어버리는 것은 두려운 일입니다. 무서운 일이지요. 나는 온 마음을 다 내어주었는데, 상대방도 그러리라는 확신이 없다면 차마 내어주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무엇보다 내가 텅 비어버리게 된 순간. 상대방이 나에게 마음을 내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 우리는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사랑이 끝났다는 것을. 그 순간이 가장 두려워서, 다 내어주지 못하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마음을 아끼는 것은.. 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상대방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온 마음을 다 내어줘 버리면.. 상대방도 그에 대한 대답을 내놓아야만 할 테니 말입니다. 온 마음을 내놓거나, 그럴 수 없음을 알리거나. 그 끝이 두려워서 우리는 마음을 아끼는 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두려워하지 말고 온 마음을 내어주어야만 합니다. 어쩌면 괴롭고 죽을 만큼 힘들지도 모릅니다. 텅 비어버린 나를 만나는 것은, 나에게 마음을 쏟지 못하는 상대방을 보는 것은, 그래서 관계의 끝을 맞이하는 것은, 정말로 슬프고 시리도록 아픈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마주해야만 합니다. 괴로워야만 끝낼 수 있습니다.
텅 비어버릴 정도로 마음을 다 주었음에도 그 마음을 채워주지 않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끝내는 것이 옳습니다. 아파도, 힘들어도, 그것이 불완전한 사랑 속에서 살아가는 평생보다 괴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고통스럽더라도 불완전한 사랑을 끊어내야만, 나의 사랑을 완전하게 만들어줄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잡은 것을 놓아야만 새로운 것을 쥘 수 있으니까요.
불완전한 사랑을 붙잡고 있다면, 완전한 사랑을 만날 기회는 영원히 놓치게 되는 것입니다.
Drawing by 홍유. (그림의 저작권은 홍유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