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O 독서모임 3회차 후기 / 책 : 백만장자 시크릿
For Me Origin은 이고양과 죠보로 두 사람으로 시작한 독서모임입니다.
게스트는 있지만 정규인원은 여전히 두 사람뿐인 독서모임입니다.
매번 독서모임이 열릴 때마다 우리는 두 편의 기록을 남깁니다.
[모임에 가기 전, 책을 다 읽고 나서] / [모임이 끝난 후, 나에게 남은 것]
이 매거진은 이고양이 자신의 기록들을 남겨두는 매거진입니다.
[모임에 가기 전, 책을 다 읽고 나서] - by 이고양
# 00
경제서적은 손 뗀 지 오래였다. 경제서적들이 하는 이야기야 빤했고, 돈 버는 방법이야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었다. 그 방법들을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었고, 돈이야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 생각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결혼을 하고 싶은 사람을 만난 뒤부터였을까? 나의 경제관념에서 그 원칙이 바뀐 것은 아니었지만, 그 원칙대로 살아가기 위한 최소금액이 바뀌었다. 나 한 사람의 삶이 아니라 두 사람 몫의 삶이 계산되어야 하니까.
돈과 꿈, 이상과 현실, 신념과 타협. 그 경계에서 어느 쪽도 포기하지 못하는 나에게 조심스레 찾아온 책이 바로 하브 에커의 백만장자 시크릿이었다.
이 책의 내용 중 절반은 나에게 무의미했다. 그리고 30%는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20%는 나의 경제관념을 바꿀만한 가치 있는 내용이었다.
# 01
이 책의 초반부에서 강조하는 것은 바로 청사진. 어떻게 보면 돈에 관한 관념과 돈을 벌고자 하는 마음에 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이 책의 내용이 그리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은 것도, 후반부까지도 이 마음에 대한 관점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책에서는 돈이 없는 사람과 돈이 많은 사람의 마음의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하곤 했다. 그런데.. 의아한 것은 이 작가가 말하는 마음가짐의 절반 이상이 이미 내가 알고 있거나 가지고 있는 마음가짐이었다. 문제는 그럼에도 나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던 건가?
결국 나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며 좀 더 깊은 곳을 들추어보았다. 나는 진짜 돈이 벌고 싶은가? 돈을 얼마나 벌고 싶은가?
# 02
- 나에게 돈이란 어떤 개념인가?
'필요한 것. 그러나 필요하지 않다면 쓸모없는 것'
- 돈은 어느 정도로 필요한가?
'집과 차가 있어 생활하는 데에 불편함이 없고, 아플 때에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으며, 쉬고 싶을 때에 쉴 수 있을 정도. 이 모든 것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누릴 수 있을 정도'
- 이 것을 이루기 위한 월수익과 자산은?
'월 500 / 집차 포함 자산 4억'
- 이 이상의 돈은?
'생기면 거부할 이유는 없지만, 이 이상 돈을 위한 노력은 하고 싶지 않다'
결국 나에게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었다. '부족하지만 않으면 쓸데없는 것'이 돈이다. 이 순간 이 책 내용의 절반정도는 무의미해져 버린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이 가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내가 아직 그 목표만큼의 수익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03
30살까지 쌓아온 나의 경제관념은 나 한 명을 건사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경제관념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나 한 명의 삶을 책임지기에 부족하지 않도록 프로그래밍 되어온 경제관념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 프로그래밍을 수정할 때가 왔다.
실제로 이전까지 나의 필요 월수익은 200, 자산은 적당한 집과 차 정도면 충분하다 여겼었다. 나의 경제활동은 여기에 맞추어져서 프로그래밍 되어왔었고 이 이상의 수익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목표치가 두 배 이상으로 훌쩍 뛰어버린 지금, 나의 경제관념 또한 새롭게 세팅되어야만 한다.
# 04
돈은 중요하다. 삶에 있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 5가지를 꼽는다면 그 안에는 무조건 들어가는 것이 돈이다. 책에서는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가난한 사람들이 한다고 하는데 그건 틀렸다. 그런 말은 덜 가난한 사람들이 한다. 진짜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돈 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러나 인생에 중요한 것이 돈뿐인 것은 아니다. 돈을 위해 나머지를 포기하는 순간 그 삶은 더 이상 나의 삶이 아니라 돈의 삶이 될 뿐이다. 돈만큼이나, 아니 돈 보다 중요한 것 몇 가지를 확실하게 정리하자. 그리고 그 몇 가지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돈을 벌기 위해 쓴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내가 나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신념'. 내가 행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랑'. 이 두 가지는 돈을 벌겠다고 포기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이 두 가지를 해쳐가면서 돈을 벌 바에는 돈을 적게 버는 게 낫다.
음.. 마치 돈 보다 신념과 사랑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 물론 맞지만 그렇다고 돈 따위 필요 없다는 그런 말이 아니다. 바꾸어 말하면 신념과 사랑 외에는 돈 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신념을 꺾는 일이 아니라면, 사랑에 상처 주는 일이 아니라면, 그렇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애써야 할 것도 돈이다.
# 05
이 책을 읽고 난 최대 소득은 나의 경제관념의 재정립이다. 지금껏 나는 돈이 필요 없는 듯이 살아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정말로 돈이 필요 없는 게 아녔다. 필요한 만큼의 돈이 있었을 뿐이었다. 필요한 돈이 커진 만큼 돈을 벌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강구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돈을 버는 것에 내 인생을 쏟아부을 필요는 없다. 확실한 것은 나는 인생을 쏟아부을 만큼의 돈은 필요가 없는 사람이고, 나는 인생을 전부 쏟아붓지 않아도, 좀 더 노력하는 것 만으로 필요한 돈을 갖출 수 있을 만큼은 능력 있는 사람이다.
남은 노력은 돈만큼 중요한 것에 쓰는 것이 옳다. '신념'과 '사랑'은 돈을 버는 것보다 우선시되는 것이라면, 돈과 동급으로 중요한 것도 있기 마련이다. 내 인생이 가치 있기 위해 필요한 '꿈', 그리고 내 인생이 의미 있기 위해 필요한 '사람'. 꿈과 사람은 여유가 없을 때에는 잠시 내려놓게 된다. 차마 버릴 수는 없지만 여유가 없기에 미뤄두게 되는 것이 꿈과 사람이다. 그렇다면 여유가 생겼을 때에라도 잊지 않고 챙겨야 하는 것이 꿈과 사람이다.
# 06
돈 보다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돈과 비견될 만큼 중요한 것들도 생각해 봤다. 그러니 오히려 명확해졌다. 그것들을 제외하고는 돈 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 돈을 버는 일에 쏟아붓는 노력의 정도가 자연스럽게 정해진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듯이, 애써 돈을 벌지 않기 위한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돈을 가장 가치 있게 여기는 것도 잘못되었고, 돈을 무의미하게 여기는 것도 잘못되었다. 중요한 것은 돈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다.
[모임이 끝난 후, 나에게 남은 것] - by. 이고양
# 01
이번 모임 후기도 자칫 하나에 꽂혀서 그 이야기만 하기 전에, 일단은 모임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이번 주제는 사실 엄청 큰 변주가 있지는 않았다. 아니 있을 수가 없지. 메인 테마가 돈이기 때문이다. 돈은 생각보다 큰 의미를 가진다. 이 세상에서든 우리에게든 어느 누구에게나든지 말이다. 고작 종이쪼가리, 또는 계좌에 찍힌 디지털 숫자 몇 개가 그토록 큰 의미를 지니다니. 화폐 개념이 없는 외계인이 우리의 모습을 본다면 가장 우스운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종이쪼가리 또는 디지털 숫자가 지급보증을 해주고 있는 이 사회에서는 돈은 곧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만능도구로 돌변한다. 이 사회에서 돈이 가지는 가치가 바로 그것이다. 세상 모든 만물로 바뀔 수 있는 재화. 마치 연금술의 정점이라 불리는 현자의 돌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내가 가장 흥미로웠던 소재 또한 바로 돈의 가치. 돈 보다 중요한 것에 3가지 이상의 가치를 대답한 사람이 없었다. 돈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는 사람도 드물지만, 돈이 전혀 필요 없다 말하는 사람도 거의 없을 것이다. 즉, 우리 모두에게는 돈이 참 중요하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독서모임을 포함해서 지인들에게 돈 보다 중요한 것을 꼽아보라고 했을 때 3개를 넘긴 사람이 없지만, 내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에게 질문했을 때에는 모든 학생들이 적어도 5개 이상은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이야기했던 가치 중에는 어리고 아직 세상을 다 알지 못해 말하는 것도 있었고, 뒤통수를 때리듯이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나오기도 했었다.
어른이든 아이든 모두 돈 보다 중요하다 말했던 가치는 제각각이었음에도.. 묘하게 그 개수에서 공통점이 보였다. 어른이 될수록 돈 보다 중요한 가치의 개수가 줄어들었고, 어릴수록 많다는 점이다.
이건 돈이 점점 중요해진 것일까?
아니면 다른 것들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 것일까?
# 02
중요하다는 말을 해서 그냥 바로 하는 이야기인데, 죠보로를 통해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를 접했다. 일을 처리하는 우선순위에 대한 것이었다. 죠보로는 일에는 '중요하고 급한 일',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 '중요하지 않고 급하지 않은 일'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꽤나 유명한 이야기, 나도 언젠가 들어봤던 것 같은 이야기였다.
그러나 나의 의문점은 바로 그것이었다. 중요한 것과 급한 것이.. 왜 다르지?
사실 독서모임에서는 내가 꼬투리 잡듯이 반박을 하는 바람에 대화가 생산성 있게 흘러가지 못했었다. 그 아쉬움이 있기도 하고, 이 주제에 집착이 생겨서, 이번에도 이 주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느라 후기가 늦어진 셈.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역시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은 다르지 않다.
# 03
그러나 분명히 하고 싶은 말은, 사실 죠보로가 한 이야기와 내가 하는 이야기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을 구분한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급한 대로 일을 처리하지 말고 중요한 일을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고, 내가 하고자 하는 말도 중요한 일을 급하게 해야 하며, 중요하지 않은 일을 급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사실 같은 말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물론 엄연히 차이점은 있다. 아니 솔직히 나는 내 방식이 몇 가지 이점이 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가장 큰 이점은 중요한 일=급한 일 공식대로 움직일 경우에는,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는 것이다. 즉, 급한 일이라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논리가 성립하기도 한다. 이는 '내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표가 되는 것이다.
사람은 생각보다 자기 자신에게조차 솔직하지 못하다. 나 또한 말로는 신념과 사랑이 돈 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으면서도, 어쩌면 그것이 솔직한 마음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럴 때에는 내가 무엇을 더 다급하게 여기는지를 보면 된다.
이 지점에서 혹시 죠보로나 홍빵이, 혹은 이후 이 글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는 부분이 하나 있다. 사랑을 돈 보다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 꼭 직장을 내팽개치고 연인 옆에만 붙어있으라는 소리가 아니다. 연인과의 약속을 앞둔 퇴근 직전 직장에서 일이 터졌을 때에는, 약속을 취소하고 일을 해결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약속이 취소되어 기분이 상한 연인의 기분을 풀어주는 것이 급한지, 일을 해결하는 것이 급한지는,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냐에 따라 아마 다를 것이다.
일 처리가 5분쯤 늦어지더라도, 일단 연인에게 먼저 연락해서 상황설명을 할 것인가, 아니면 일단 일 터진 것이 급하니 다 마무리된 후에야 그제야 기다리고 있을 연인에게 연락을 할 것인가를 말하는 것이다.
일을 완벽하게 처리해서 거래처 사장을 만족시켰고 나의 상사에게 칭찬을 들었으며, 승진이 확정되었고, 연봉도 올랐다. 그 연봉으로 어쩌면 더 좋은 선물을 사줄 수도 있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들은 연인과의 더 행복한 삶을 위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일에 집중하느라 연인에게 소홀했다면, 그래서 외로움을 느끼게 만들었다면, 이 모든것은 연인을 위한 것이 맞는가?
'급하다'라는 말을 행동으로 생각하면 무엇이 중요한지 헷갈리게 된다. 행동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다. 행동이나 결정은 급한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하거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다. '급한 것은 마음이다.' 당신의 마음에서 무엇이 가장 급한 것인가?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마음이 계속 불편한 것이 무엇인가? 그것이 바로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러니, 급하지 않은데 중요한 일은 없으며, 중요한데 급하지 않은 일은 없다. 당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자.
# 04
그러니 나에게 돈 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과 신념이 맞다. 하루 24시간 중 일을 하는 시간이 연인과 연락을 하는 시간보다 많지만, 그럼에도 하루종일 내 마음속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연인이며, 또한 신념을 지키는 것이다. 일을 하는 내내 어서 퇴근하고 통화를 하고 싶은 마음뿐이고, 일을 하면서도 혹여나 내 신념을 어겨야 하는 지시가 내려오면 필사적으로 상사에게 반항한다.
내 시간은 일을 하고 돈을 버는 것에 더 투자하고 있지만, 나의 마음속에서 가장 급한 것은 결국 일도 돈도 아니었던 것이다.
아. 결론을 내리고 나니 시원하다. 역시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은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단, 급한 일이라는 것에 대해서 명확한 정의가 필요했을 뿐.
내 시간이 많이 쓰인다고 해서 급한 것이 아니다. 내 마음이 많이 쓰이는 것이 급한 일이다.
그리고 내 마음이 많이 쓰이는 그 급한 일들이야말로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이다.
나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그리고 돈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또 명확해졌다. 아 속 시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