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양의 연애의 비밀 다섯 번째. 연인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
지난 연애의 비밀들을 지나오면서 우리가 확인했던 것은 상대방에게 영향을 주고만 싶어 하는 헛된 마음뿐이었다. 상사병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병인 이유는 내가 그 사람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며, 짝사랑이 그리도 서글픈 이유는 그 사람의 마음이 결코 나를 향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언제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기를 바란다.
이것은 마치 저주나 속박과도 같은 것이어서 우리를 강하게 옭아매곤 한다. 심지어 짝사랑과 상사병, 그리고 일방통행으로부터 벗어나서, 서로가 서로를 향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쌍방통행의 연애로 접어들게 되었음에도, 그 저주와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끊임없이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를 원한다.
그 사람은 나를 여전히 사랑하는지, 그 마음의 크기가 내 마음의 크기와 같은지. 그 마음을 알기를 원하고 느끼기를 원한다. 그저 여기 까지라면 어쩌면 아름다운 사랑이 도리 수도 있다. 상대방의 사랑을 느끼며, 자신의 사랑 또한 상대방에게 온전하게 쏟아부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행복만을 건네주는 정말 꿈같은 연애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정말 안타깝게도
정말 슬프게도
정말 애석하게도
상대방의 사랑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상대방의 인내 또는 포기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날 사랑한다면서 이것도 못해줘?'
'친구들이랑 노는 게 나보다 중요해?'
'나야 게임이야?'
'너는 내가 싫다는데 꼭 그렇게 짧은 옷을 입어야겠어?'
이러한 요구를 듣는 사람은 매우 괴롭다.
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나는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그렇다고 그 요구를 들어주자니, 나의 무언가를 내려놓고 포기해야만 한다.
그것이 사랑이라면, 사랑 정말 참 어렵고 힘들다..
꼭 그 사람이 나의 사랑을 얻기 위해 무엇을 포기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가?
그 사람이 놓아버린 것들의 무게가 사랑의 무게인 것인가?
그냥..
그 사람이 나와 있을 때 얼마나 행복하게 웃는지,
나를 바라보는 그 사람의 눈빛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그 사람의 표정이 얼마나 애틋한지
이런 것들로는 그 사람의 마음을 미쳐 다 확인할 수 없는 걸까?
그 사람의 삶에서 내가 아닌 것들을 부수어 버리게 만드는 것은
그 사람을 나로 채우는 가장 빠른 방법이자 가장 미련한 방법이다.
결국 온전한 그 사람은 결코 가지지 못할 것이다.
그 사람의 삶이 나로 가득하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그 사람의 삶을 나로 서서히 물들여 가야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 사람의 마음이 온전히 내게 향하길 바란다면,
그것은 희생과 인내와 포기를 강요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순서가 바뀌었다.
희생과 인내와 포기를 통해서 그 사람의 마음이 내게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때, 그때에 그 사람이 인내하고 싶어지고, 희생하고 싶어지고, 다른 것들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그 사람의 행동을 바꾸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것이 먼저다.
그러니, 그러한 마음이 들게끔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다.
희생과 인내와 포기를 강요하는 사람이 아니라
희생과 인내와 포기를 통해서라도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랑해야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