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공부인지 내 공부인지 모르겠다."
첫째의 학습지로 내내 붙들려 있던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화장은커녕 립스틱도 하나 못 바르고 나왔다.
"나 근데 안 바른 것도 이쁘지 않냐."
"아니."
일 년에 한 번 있는 조동모임을 위해 시댁에 막내를 맡겨놓고 쌍둥이들만 데리고 나왔다.
"막내 보고 싶었는데!!"
"막내는 왜 놓고 왔어!!"
막내가 없으니까 내가 지금 먹고 마시는 거거든.
애들이 낀 모임은 파투도 자연스럽게 난다.
"으에엥 이빨 부러졌어."
첫째가 둘째 이빨을 부러트렸다.
"나 먼저 갈게!!"
덕분에 아쉬워할 겨를도 없다.
엄마 지금 이 악물었다.
막내 데리러 가며 왕관을 샀다.
"공주, 오늘 잘 놀았어?"
막내는 내가 사준 왕관을 머리에 두르고 연신 거울을 봤다.
"이뽀? 이뽀요?"
첫째는 한쪽구석에 누워있었다.
무덤처럼.
내 아킬레스건 같은 새끼.
한쪽에는 왕관을 쓴 막내가 방긋거렸고
이빨 깨진 둘째는 휴대폰을 훔쳐봤다.
각자
제 기쁨을 찾는 사이에도
아킬레스건은
무덤처럼 그대로였다.
"옆에 있어줄까?"
"응...."
"넌 아직도 네가 잘못한 거 몰라?"
"알아... 이빨 깬 거 잘못했어."
방긋거리는 막내보다도
저 녀석이 눈에 들어오는 건
한때 녀석이 줬던 반짝거림을
내가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너는 니 감정을 이겨낼 줄 알아야 해."
".... 오늘 엄마가 옷은 제일 이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