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모처럼 집에 빨리 왔다.
"꺅!!! 너무 잘됐다!!"
드레스 끝자락엔 꼬리가 숨겨진 것 같다.
살랑살랑살랑.
오늘.
혼자 아이 셋을 병원에 데려갈 엄두가 안 났는데, 도와줄 동지가 생겼다.
"나 방광염도 도졌거든. 나도 진료 봐야 해."
"이비인후과에서 방광염 진료를 봐줘?"
약 처방이 되더라고.
내가 짠해서 그런가.
오늘도 아이 셋은 대기실 한복판에서 레슬링을 했다.
병원 가기 부끄러울걸 예상한 나도 언성이 높아졌다.
남편의 참을성도 와르르 무너졌다.
저 와르르 맨션이
저런 표정으로 굳으면 내가 신경이 쓰인다.
"내가 곱창 시켜줄게."
애들은 집에 가는 길에도 레슬링이 격해졌다.
"집에 가서 두고 보자. 엄마 진짜 이악물었다."
나에게 아들둥이를 점지해 줄 때,
삼신할머니는 웃고 계셨을까.
나.. 조상한테 밉보인 거 있었을까.
심신이 지친 남편과 나는
막내만 씻기고
아들들에게는
"꼭 씻고 들어와."
당부했다.
"나도 잘래."
막내는 쪼르르 안겼다.
방광염 때문에 여지없이 새벽에 일어났다.
새벽, 날리 없는 기계음이 들린다.
"아직도 안자???"
뛰어나가보니 아들 둘은 엄마아빠 휴대폰을 훔쳐 들고 밤새도록 게임을 한 모양이었다.
녀석들은 게임하느라 대소변도 제대로 못 가눴다.
"여태 이러고 게임했냐!!"
등짝 한 대씩 갈기고 욕조로 끌고 들어갔다.
"안씻어엉"
"싫어어어엉"
어찌 두 녀석 다....
태몽에 개가 나온 이유가 있었다.
"엄마 미워."
"다 씻은거야아아."
몸에 물 한 방울 안 묻혀놓고는
다 씻었다고 소리 지르는 녀석들을 보니 화도 안 난다.
얘들 가졌을 때
꿈속에서, 개들이 그렇게도 짖어댔다.
손수 씻겨주며 웃음이 났다.
개 두 마리는 왈왈왈 짖어댔다.
"니들 화장실에 갈 줄은 아냐."
엄마 정신 놓지 말라고
효자들이 새벽까지 효도를 한다.
아주, 개처럼.
이 새벽에 기운이 펄펄 나는 걸 보니
오늘 잠은 다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