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희 엊저녁에 또 난리였어요."
주에 한번 센터에 오는 날이었다.
첫째는 꾸준히 센터를 다니지만 감정표출이 나아지는 것 같지 않다.
어젯밤
아이는 택배가 제때 오지 않는다고 집안 물건들을 변기에 쏟아부었다.
화를 냈고 아이는 혼난 게 억울해서 울었다.
그 꼴을 보고 있자니 막막했다.
"힘듭니다."
내 말을 들어주시던 선생님이 빙긋 웃으셨다.
"그래도 어머님, 많이 단단해지셨어요."
돌려 까시는 건가..
"처음에 어머님을 뵈었을 땐, 표정이 날카로웠거든요. 요즘에는 그래도 웃으시잖아요."
“이게 웃고 있는 건가요?”
표정은 모르겠고
차림새는 확실히 화려해졌다.
나름의 해소법을 찾은 것 같기도 하고..
"아이가 힘들다는 걸 내가 인정을 해서 그런가 봐요..."
그렇게 생각하면
단단해진 것 같기도 하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치료사 입장에서 첫째는 많이 좋아지고 있어요."
겪어보시라고요.
센터를 나오는 길, 첫째가 들꽃 한송이를 꺾어왔다.
"나 이쁜 거 주웠다!"
"아 부럽네."
영혼 없이 대답하고 길을 재촉하는데
풀 죽은 아이의 표정이 눈에 들어온다.
"엄마 주고 싶었던 거야?"
"... 응 엄마가 꽃 좋아하잖아."
밤에 벌인 짓이 미안한지 눈도 못 마주친다.
참 짠하게 만든다.
"고마워. 근데 꽃은 뜯지 마. 시들어."
주머니 속이 꽃 한 송이 때문에
묵직해진 기분이다.
너나 나나
눈에 띄진 않지만
크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