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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유채 Mar 21. 2022

비풍초똥팔삼

담요에 낱장의 패들이 깔렸다. 엄마와 나는 맞고를 치기로 했다. 셋이 칠때와 달라서 룰도 헷갈려 동네마다 다른(?) 룰적용이 쉽지 않아, 연장자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몇장을 깔고 몇장을 드는지. 


셋이 칠때처럼 까는게 아니라, 10장은 깔아야 하는거 아니야? 엄마가 물었다. 

나는 일단 한번 쳐봐야 알지. 라고 대꾸했다. 


내가 두번연속 졌을 때, 엄마는 연장자(?)의 인생조언을 했다. 


"비풍초똥팔삼"

으잉?

"그게뭐야?"

"패 버리는 순서, 뭘 먹어야 할지 모를때는 들고있는거에서 필요없는 걸 버리는거야."

"뭘 가져와야 하는거 아니야"

"아니지. 버리는게 먼저야"

많은 영화와, 많은 문학에서 인생은 도박이라는 말을 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타짜에서도 꽃을 갖고 하는 전쟁이라는대사가 있다. 화투. 


나는 지난 설에 엄마와 쳤던 맞고가 생각났다. 


3월은 현대문학과, 문학과 사회 공모전이 있다. 

31일 마감인데, 문학과 사회를 지난주 금요일에 섣불리 보내놓고, 이제서야 오타와 피동형문장, ~했다라는 문장이 보인다. 마지막에 읽고 빼지 않고 더 써버렸다. 

보내기직전까지 프린트해 읽을때는 몰랐던 비문들이 이제서야 보이고

마지막에 써넣은 문장은 중언, 부언이었다.  그러나 모든 인생사가 그러하듯 되돌릴수 없다.  

오늘은 현대문학 공모전에 원고를 보내기로 했다. 

비풍초똥팔삼

더 쓰는 것이 아니라 버리는 것이다. 

버리는게 먼저다. 

모든 인생사가 그러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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