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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몌짱이 Aug 16. 2024

아주 자잘한 우리의 시간, 개금역


"저 이사 가요!"

가야, 동의대, 개금 생활권을 누리던 시간도 어쨌든 마무리되었다. 신혼 생활을 시작한 곳이라 왠지 모르게 더 정이 들었지만, 나는 새로운 곳으로 왔다. 새로운 곳에서, 문득 추억의 장소를 떠올린다.





개금역은 서면과 꽤나 가깝지만, 분위기 자체는 사뭇 다르다. 대로를 사이에 두고 높은 건물들과 재래시장이 공존하는 동네다. 크고 작은 병원들도 많다. 여러 모로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서면이나 센텀 같은 화려하고 도도한 분위기에 시들해질 무렵이면 좀 더 따뜻하고 정감 있는 개금역 근처에 와서 시간을 보냈다. 좋아하는 카페도, 단골 미용실도, 자주 들리는 가게도 개금에 있으니 개금은 내게 있어서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한 곳이다. 



남편과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개금역에 들리기도 했지만 개금역에서는 나 혼자만의 추억이 더 많은 편이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기에 내 산책 코스 중에 개금역을 꼭 끼워두곤 했다. 산책 막바지에는 좋아하는 카페에 들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시원하게 한 잔 마시고 어지러운 속을 비워낼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나만의 장소가 있는 것은 정말이지 좋은 일이었다.



남편과 함께 케이크 박살


한낮의 개금은 늘 분주하다. 항상 사람들로 북적인다. 특히 시장에는 사람들이 항상 가득하다. 각각의 사람들을 슬쩍슬쩍 바라보며 개금의 낮 속을 걷다 보면, 나도 왠지 그 속에서 활기찬 사람이 된다. 반면 밤의 개금은 제법 한산하다. 적당히 달빛을 닮은 조명들 아래로 사람들이 밤 산책을 즐기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개금의 밤이 조금 더 마음에 들었다.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그리고 마음이 너무나도 편안한 밤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과정은 너무나도 설레는 일이다. 낯선 동네가 어느덧 나의 장소가 되어가는 과정을 겪는 것은 즐겁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자잘한 추억들은 잡은 손을 놓아주지 않는다. 그리고 나도 그런 추억에의 집착이 참 마음에 든다. 




<개금역>


부산 지하철 2호선

부산 부산진구 가야대로 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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