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걷기가 힘이 들었다. 힘을 내어 한 발자국 그리고 또 다른 발자국을 만들어내는 작업이 내게는 너무도 버거웠다. 그럴 때면 절뚝거리는 다리를 끌어안고 네 등에 업히는 것이 나의 일이었다. 스물다섯의 우리는 아마도 이 두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었다.
나를 구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혼자 걷기에 충분히 건강해진 나는 그 모든 것을 잊었다. 600일 된 결혼사진은 이런 나에게 '그 순간들을 기억해 내'라고 말한다. 힘주어 그 음절을 읽어내며 기억이란 걸 동시에 해낸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잊어도 너라는 사람의 의미를 지울 순 없었다. 지울 수 없었고, 지우고 싶지도 않았다. 같은 말을 여러 번 하는 동안에도 의미의 너는 지워낼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또다시 생각했다. 이번에는 이 모든 것을 영원히 기억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어쩌면 너에게 업히던 고단한 마음의 일보다는 조금 더 쉬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