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쉬지 않고 시간을 죽여대던 나쁜 생각들이 있었다. 그것들은 발 없는 말처럼 빠르고 영리해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나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오르내렸다. 나쁜 생각들이 가슴을 지날 땐 마음이 시큰거리고 어지럽곤 했다.
그는 나에게 무언가를 잘 묻지 않곤 하는 사람이었지만, 나의 그 생각들에 대해서는 자주 물었다. 대답할 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질문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 질문이 무수히 쌓일 만큼 시간이 흐르면서 그 나쁨, 의 생각들은 조금씩 사라졌다. 이유는 모두가 알고 있는, 그저 흔한 것이었다.
어쨌거나, 우울한 노래를 부르던 순간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쉼 없는 음표의 악보를 찍어대던 우울의 공기가 이 비와 함께 사라졌다. 우울한 노래는 결국 그 악보를 마감했다. 그건 언제까지나 다행인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