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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왈이의 마음단련장 Feb 14. 2021

힘든 시기에 쉬지 못하고 있다면

[쉬는 법을 몰라서요 #02]

힘든 시기에 가장 필요한 건 대체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문제 자체에 골몰하며 자책이나 비난을 덧대는 것이 아니에요. 그 반대죠. 힘든 시기일수록 무엇을 잘하고 있는 건지 돌아보는 여유, 약간의 격려와 따뜻한 온기가 필요해요.


마음의 에너지가 차오르면 그제야 자기객관화가 일어나요. 아, 지금 내 현실은 이런 면도 있고 저런 면도 있구나. 나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었구나. 거기에서 해결책도 떠오르더라고요. 이미 감정과 생각의 소용돌이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객관적으로 이 상황을 보라고!’ 해도 연료만 애꿎은 곳으로 죽죽 새 나가지요. 그래서 돌봄 없는 충고가 도움이 되지 않나 봐요.


우리에게 적당한 충고를 해주는 이들을 많은데, 내 마음에 적극적인 힘을 실어 주는 사람은 곁에 없을 때가 많죠. 그래서 저는 그런 치유자를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이렇게 물어봐 주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요. '분명 잘하고 있는 부분도 있어. 너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건 뭐야? 지금 제대로 해내고 있지만 알아차리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이라면 분명 잘하고 계실 거라 믿어요. 일단 오늘도 무언가 하고 있잖아요. 하고 있다는 게 제대로 하고 있다는 증거죠. 저도 이번 달 어찌어찌 마음단련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피드백도 반영하고, 수업하고, 기획하고, 판매하고, 마케팅하고, 콘텐츠를 만들고요. 꿋꿋이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어요. 그래, 쓰고 보면 없지 않아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제대로 해나가고 있는 부분도 있어요.


대단한 일을 해내는 것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지금 내 자리에서 해야 하는 일을 한 것이 대단한 게 아닐까요? 굽히거나 도망가지 않고 그래도 여기에 있으니까요. 어설프고 우당탕 떨어뜨리고, 자주 실책을 범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도망가지 않고 일상을 살아내고 있다면 그게 대단한 거라고 믿어요.


일상의 무게를 자꾸 잊고는 하는데요. 대단한 일을 해내는 어떤 시기가 따로 주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자꾸 한 방이 있을 거라는 착각에 빠지지만, 지금 내가 보내는 한 시간이 쌓여서 하루가 되고, 이런 하루하루들이 한 달, 일 년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대단한 일을, 대단한 순간을 기다리지 말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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