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

러브스토리의 끝

by 이상한별

‘모든 연인의 해피엔딩은 결혼일까?’

답이야 어찌 됐던

우리의 결혼이야기는 급물살을 탔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늘 그리워하던 둥지가 사라진 너에게는

새로운 둥지가 필요해 보였다.


어느 날 너의 아버지가 나를 불렀다.

“너는 여름이를 어떻게 생각하니? “

“네?”

갑작스러운 질문에 대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왠지 단호한 표정으로 다시 물으신다.

“여름이가 너희 부모님을

아직 한 번도 못 뵈었다고 하던데 맞니?”

“네 아직이요.”

“여름이랑 결혼할 생각이 없으면

다른 사람 만나게 놓아줘라.”

나는 차가운 아버지 말씀에 왠지 서러워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아버지랑 무슨 얘기했어?”

궁금한 표정으로 네가 묻는다.

“아버지가 결혼 안 할 거면 너 놔주래.”

너의 눈빛이 흔들린다.

“여름아, 근데 너도 결혼하기 싫다고 했잖아. “

나는 너의 동의가 필요했다.

안 그러면 너를 놔주어야 했으니까.


“겨울아, 난 이제 결혼하고 싶어.”

“나는 결혼 안 하고 싶어. 지금이 좋아.”

생떼처럼 보였겠지만,

사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었다.

‘너는 그냥 새로운 가족이 필요한 거잖아!

너의 필요 때문에 결혼하고 싶지 않아!!

나는 누군가와 한 방에서 같이 살고 싶지 않아 ‘

머릿속에 가득 찬 말을

악다구니 치며 너에게 내뱉고 싶었지만

결국 말하지 못했다.

너와 또다시 헤어질 순 없었으니까.


“너랑 다시 만났을 때,

나는 결혼할 생각하고 만난 거야.”

“나는 자신이 없어. 준비가 안된 거 같아. “

“겨울아, 우리 벌써 스물아홉이야.

넌 언제까지 부모님이랑 살래?”


너와 만난 지 7년.

아니, 헤어진 시간 빼면 6년.

우린 처음으로 진지하게 결혼에 대한 대화를 했다.

나는 여전히 자신이 없었지만,

결국 우리 집에 너를 데려가기로 했다.


내 예상대로 우리 아빠는 너를 처음 본 날

상견례 날짜를 잡았고,

2주 뒤에 우리의 가족 모두는

한정식집에 함께 앉아 있었다.

결혼식 날짜는 예식장 스케줄에 맞춰

5월의 마지막 날로 잡혔다.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구워 먹는 전개였다.

매주 동분서주하며

집과 혼수, 예단과 예물을 맞추고,

양가 부모님과 가족들, 친구들의 축복 속에

우린 부부가 됐다.


로맨스소설의 끝은 여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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