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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씨 Nov 27. 2023

나 겨울 좋아하네

월동 준비와 글쓰기에 대한 아주 짧은 생각

지난주에는 첫눈이 왔다. 겨울이 시작되려나.


전기장판을 개시한 지는 오래되었다. 며칠 전에는 수면양말과 발열내의를 새로 샀다.


사무실에서는 라디에이터와 가습기를 켜기 시작했다. 월요일에 출근하면 전기방석을 꺼내야겠다. 전기난로까지는 아직 필요 없을 것 같다.


작년에 언니가 주문해 준 핫팩이 많이 남은 것 같은데…. 아직 쓸 수 있을까 모르겠다.


올해는 보풀 제거기도 장만했다. 사실 작년에 산 것도 하나 있지만 쓰기 불편해서 그냥 처박아 두고 있었다. 핑곗김에, 이번에는 귀여운 걸로 다시 샀다. 귀여운 건 소중하니까.


핫초코도 필요하다. 커피도 따뜻하게 마실 수 있지만 왠지 겨울에는 핫초코를 마셔야 따뜻해지는 기분이 든다. 이유는 모르겠다. 미떼 한 박스 사다 놔야지.


매년 이맘때쯤 하는 일들을 하나씩 적어놓고 보니, 나 겨울을 좋아하는구나.


글쓰기는 신기하다. 그저 평소처럼 하는 일들을 늘어놓았을 뿐인데 나를 조금 더 알게 된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남들에게 보이는 나, 내가 남들에게 보이고 싶은 허세 섞인 내가 아니라, 나만 알고 있는 진짜 나 말이다.


이래서 일기들을 쓰는구나. 초등학교 때 억지로 썼던 일기 말고는 써본 적이 없다. 도대체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유 때문이었는데, 이렇게 사소한 일상을 늘어놓는 것부터 시작하면 되겠다는 아주 당연한 교훈을 살포시 얻어본다.


여러 해 전 누군가 언제 가장 행복하냐고 물었을 때,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전기장판 깔린 침대에 이불을 목까지 덮고 애착 인형 끌어안고 뒹굴뒹굴할 수 있는 겨울, 나는 행복한 것 같다.


참, 좋아하는 만화책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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