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 따뜻한 언어

한강 산문집 <빛과 실>

by 메밀

언제인가 머릿속에 떠오른 ‘지구에 닥친 가장 큰 재앙은 인류의 출현‘이라는 생각. 다소 중2병스러운 허세가 깃든 이 생각은, 최근 들려온 일련의 뉴스로 인해 흐릿한 확신이 되어가고 있었다.


IMG_4683.jpeg 성신여대 앞 책방 산문집에서 산 한강 산문집


인간은 인간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가. (2024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 중)


아홉 살, 어린 한강 안에 새겨진 두 가지 질문.

인간은 같은 인간을 그토록 잔인하게 학살하는가.

② 인간은 다른 인간을 위해 자신의 피를 나눠 주는 데 주저함이 없는가.


한강은 ①을 누구보다 세밀하고 노골적이면서도 담담하게, 담담하기에 더 아프게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를 더욱 큰 파장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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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한강이 좋은가 생각해 본다. (이쯤에서 노벨상 받기 한참 전부터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검은 사슴, 흰 등등 대부분 읽었다는 생색을 잠시..) 나 같은 쭉정이는 그저 같잖은 인간 혐오에 그치지만, 그것을 넘어서 그만의 따뜻한 시선으로 결국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에 끌리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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