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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을 거닐다 Jun 03. 2020

식물의 각양각색 새순 틔우기

반려식물이 주는 즐거움

대략 한 달 반 전쯤 꽃시장에서 여인초를 사다 빈 화분에 심었다. 그 과정에서 잎사귀가 새로 나오는 과정이 신통방통해 사진을 찍어 기록해두었다. 이 여인초는 돌돌돌 말렸던 종이가 스르르 풀리듯 신기하게 새 잎사귀를 펼쳐냈다. 한동안은 잎사귀가 얼마나 나왔나 기대하며 설레며, 출근하는 게 소소한 낙이었을 정도로 기쁨을 선사했던 과정을 옮겨본다.


분갈이하던 날 (2020.4.19)



가운데에서 새잎이 돋아나는 (아니, 풀리는) 과정



새로 나온 잎은 엄청 자라서 기존의 잎보다 더 크게 성장했다. 누가 너를 신생아 잎이라 알겠니?


2020.6.2.



여인초의 새로 돋아나는 잎사귀를 관찰하면서 다른 식물들의 잎사귀 탄생 과정도 떠올랐다.


첫 번째로 언제나 녹색 녹색을 선사해주는 우리 사무실의 기둥! 녹보수. 3년 전 개업할 때 받은 화분인데, 큰 규모의 사무실에서 작은 사무실로 이전해오면서 나머지는 집으로 옮기고, 새로운 사무실로 특별히 간택되어 온 화분이다. 이 녀석도 잊을만하면 꼬물꼬물 새순을 틔우며 기쁨을 준다. 


녹보수의 새순이 돋아나는 과정


예전 사무실에서의 모습이지만, 더 자라면 요렇게~
녹색 녹색을 뽐 배는 녹보수




또 다른 신통방통한 친구. 선인장. 이 아이는 사무실 이전할 때 선배님 중 한 분이 기념으로 보내주신 화분. 개업할 때도 화분을 보내주셨는데, 사무실 이전까지 챙겨주시는 고마운 분이다. 모양새는 강인하면서도 색깔은 여리여리 연둣빛이라 특색이 있는 선인장이다.


다른 식물과 달리 줄기가 너무나 단단해서 그 줄기를 뚫고 새로운 잎사귀가 나올 때는 너무나 경이로웠다. 새로운 잎은 무럭무럭 자라더니, 요 근래 늠름하게 한 군락을 형성했다. 대견하다.


저 단단한 줄기를 뚫고 어떻게 잎이 나올 수 있을까 신기함.


새로운 잎은 무럭무럭 자라더니...
요렇게 늠름하게 한 자리를 차지함



마지막으로 뱅갈고무나무. 이 친구는 사무실에 청량함을 선사하는 친구인데, 잎사귀가 나는 모습이 마치 콩깍지가 허물을 벗는 듯하다.


뱅갈고무나무의 새 잎이 나는 과정
아래 잎에 떨어져 있는 깍지(?)

어느 날 아침에 출근해서 봤더니, 전날 밤까지도 꽁꽁 숨어있던 새 잎이 말간 얼굴을 하고 '안녕'하고 인사를 건넨다. 아래에 있는 잎에 자신의 허물을 벗어놓고 말이다. 이런 순간이 반려식물과 함께 하는 기쁨 중 하나이다. 



식물마다 생긴 것도, 습성도 각양각색인만큼 잎을 틔우는 것도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행한다. 생명이 새로이 자라나고 성장하는 과정이 신비롭다. 일상을 살다 보면 잊기 쉬운 생명의 신비로움을 때때로 식물들이 각성시켜 준다. 그 비밀을 바로 옆에서 알려주는 식물들이 고마우면서도 가끔은 갇혀있는 것이 안타까울 때도 있다. 그래서 물, 바람, 햇빛 더 많이 신경을 써주려 한다. 우리 사무실은 하루 종일 해가 드는 곳이라 빛은 걱정이 없고, 물은 신경 써서 조절하고 있으나 바람이 문제이다. 실내에 갇혀있기 때문에 자칫 바람 쐬는 것이 부족할 수 있다. 그래서 식물 없이 혼자 있을 때보다 창문을 여는 빈도가 잦아졌다. 생각난 김에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시켜준다. 아이들아!! 도시의 공기이지만, 온몸으로 바람을 쐬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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