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계절-Memento Mori

by 윤슬


회사에서 발표를 해야 할 때면 늘, 생각하는 말이 있습니다.

“메멘토 모리”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이죠.

저는, 강박증, 불안증, 우울증, 때때로 공황장애 등 교감신경이 불안정한 사람 입니다.

발표를 해야 할 때면 심장이 빨리 뛰고 숨을 쉴 수 없어지며 머리에 피가 통하지 않아 어지러움을 느낍니다.

단순히 숨을 쉴 수 없다가 아니라 안 쉬어 질 것 같은 공포가 찾아 옵니다.

그래서 저는, 저를 위해서 호흡하는 법을 연습했습니다. 김지영 존스 홉킨스 교수님 유튜브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선생님께서 알려 주셨어요.

8박자에 맞추어 숨을 들이 마시고, 2초간 숨을 참고, 8박자 동안 숨을 천천히 내 쉬는 것.

이렇게 몇번을 호흡하면 숨을 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빨리 뛰는 심장을 달래는 좋은 방법이지만 눈 앞에 보이는 청중을 보면 다시 심장은 빨리 뛰어 집니다.

어느 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저는 슬프거나 삶의 의욕이 없는 순간 발표를 할 때 더 잘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죽음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떨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 우리는 모두 죽는다.’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발표하는 것이 아무것도 아니게 생각되어지고 생각보다 담담하게 떨지 않고 청중 앞에서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몇년 사이 가족 중에 돌아가시는 분이 많이 계셨습니다. 작은 삼촌과 큰 이모부가 돌아가셨습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두번째 장례식때는 큰이모의 두려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내 차례인가…라는 두려움이 저에게도 전해 졌습니다. 이모를 안아드렸습니다. 이모를 위로할 수 없었습니다. 오는데는 순서가 있지만 가는데는 순서가 없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없었습니다.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모, 이런말을 위로라고 할 순 없지만, 나는 지난 몇년은 억지로 살았어. 엄마 때문에 죽을 수 없었어. 살기 싫었는데 억지로 살았어. 아직도 나는 가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죽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 때가 있어. 햇볕과 바나나 그리고 운동으로 견디고 있어. 그리고 죽으려고 보니 무섭더라고. 되도록이면 살아 내려고.‘


죽음은 저에게 너무나 충격적인 개념 입니다. 생물은 왜 죽으면서 태어날까요?


시간과 사람 그리고 삶의 끝 이라는 제목으로 그림을 그려 봤습니다. 우리는 서로 같은 시대에 살고 있지만 서로의 흐르는 시간은 다릅니다. 그리고 서로가 다른 세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사람이 죽으면 한 세계가 닫힙니다. 그림의 색색의 세로줄은 개인의 세계와 개인만의 시간을 나타내고 있어요.


메멘토모리,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며, 저는 오늘을 살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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