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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nter Lieberman Nov 09. 2021

돌아온 (한국말) 탕자

온라인 독서 모임을 등록하며

온라인 독서 모임에 가입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1. 글, 특히 에세이를 쓸 계기를 만드는 것. 게으른 나는 외부의 자극이 없으면 글을 꾸준히 쓰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독서 모임은 모임 전 글쓰기를 강제한다, 아니 '해준다.' 귀찮으면서도 고맙다.


2.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삶에 대한 생각을 넓히는 것.


3.  사실 세 번째가 제일 중요한 데 바로 한국 말을 까먹지 않는 것, 더 나아가 풍성히 하는 것. 미국 생활 7년차, 영어는 별로 안느는 데 한국 말이 점차 줄고있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특히, 영어로 나를 표현하는 데는 평생 미국에서 살아도 한계가 있을 것 같다는 게 점점 명확해 진다. 나란 사람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언어는 한국 말 밖에 없는 데 이마져 잃어버린다면, 난 아마도 나를 일정 부분 잃어버리게 될까봐 겁이 난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던가. 방치된 집은 녹슬고, 무너져내리기 마련이다. 지금이라도 한국 말이라는 나의 존재의 집을 열심히 고치고, 쓸고, 닦고 해야할 것 같다. 보수관리라고 할까나.

솔직히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한국  따위  잊어버리면 버리면 어떠냐하는 생각이었다. 영어가 급했으니까. 영어만   있다면, 한국 말을  까먹는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갈 수록, 영어는 결국 남의 말로 남겠구나하는 한계가 보이면서, 나의 말로서 한국 말에 대한 소중함이 커져간다. 윤동주의 쉽게 쓰여진 , 루시드폴의 고등어, 정민 선생님의 한시 미학 산책을 읽고 들으며 느껴지는 말의 , 그리고  때의 나의 감각은 내가 소중히 여기는 나의 삶의 일부다. 한국 말을 "잊어버리는" 것은 결국 나를 "잃어버리는" 거란 , 조금 늦게나마 깨달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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